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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이와 타잔이 회담을 하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천사의 얼굴」과 「난장이」와 「타잔」이 만나 회담을 했다.』 이런 한 마디를 일반 사람들이 「타잔」영화나 소설로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것은 『「지스카르」 불 대통령과 「슈미트」 서독 수상, 「포드」 전 미대통령이 회담』한 사실을 말하는 정보기관의 암호이다.
「프랑스」의 SDECE나 미국의 CIA, 소련의 KGB, 영국의 Ml5 등 비밀 정보 기관들은 교신상 특수한 암호를 이용하고 있다. 이들은 상호 해독할 수 없도록 수시로 암호를 바꾸는 것이 일반적이나 단 한가지 예외는 국가원수들의 암호 호칭이다. 「지스카르」의 「파스랑지」(천사의 얼굴)는 물론 불 정보기관이 쓰고 있는 암호이다.
이것은 비단 「프랑스」뿐만 아니라 CIA나 KGB 등이 각기 영어나 노어로 바꿔 사용할 뿐, 공통이라는 관측인데 이는 국가원수들만은 각국 정보기관끼리 혼란을 피하자는 뜻이라는 풀이(?)이다. 「지스카르」의 암호 호칭은 그의 미소짓는 모습에서 딴 것이라고.
과거 「드골」은 『위대한 「조라」라고 불렀는데 「조라」는 중세 때 대도 중 똑같은 이름이 있었다고 해 대도, 결국 「Z」로 바꿨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현재 불 정보기관은 「카터」미 대통령을 「성」(성인)이라고 붙이고 있는데 이는 인권 문제에 열을 남달리 올리고 있는 점에 근원이 있다는 해석.
소련을 제외한 동구 공산권 지도자들은 단순한 번호로 통한다. 예를 들어 「티토」 「유고」 대통령은 No.1, 「기에레크」 「폴란드」수상은 No.2, 「초세스쿠」 「루마니아」대통령은 No.3… 그러나 누가 No.1 이고, No.2인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슈미트」 서독 수상이 「냉」(난장이)으로 호칭된 것도 키가 유난히 작기 때문인 것 같으며 「포드」전 미대통령이 「타잔」, 「록펠러」전 미 부통령이 「슈퍼맨」으로 불린 것은 이들의 체격과 「제스처」를 보면 쉽게 납득할 수 있겠다.
「모스크바」의 총수 「브레즈네프」의 암호는 고대 생물인 「매머드」, 이것도 「브레즈네프」의 거동과 모습에서 딴 것이며 중공의 모택동도 「뮈에」(반벙어리)로서 말이 적고 뚱한 태도에서 붙인 것 같다는 풀이. 전 영국 수상 「윌슨」은 「로키트」였으며 「로마」교황도 단순한 P로 통용되는데 「바오로 6세」라는 「이니셜」을 딴것이다.
마지막으로 각국 정보 기관장 두목은 「이탈리아」말 「퓌미티」로 서로 통하는데 이것은 『「로마」교황의 옥새』라는 뜻이다.
아마도 정보기관의 장을 이렇게 암호로 통용한 이유는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신비 속의 사나이』를 비유한데 있으리라는 관측들. 이 같은 사실을 폭로한 「프랑스」의 한 신문은 『우리의 보도가 나온 순간부터 각 정보기관의 암호가 또다시 바뀌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는데 암호란 일반에게 알려지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파리=주섭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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