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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인' 시청률 '잭팟' 터뜨렸지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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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성공인가, 절반의 실패인가. SBS 대기획 '올인'(극본 최완규.연출 유철용)이 3일 드디어 24부의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방영 중반부터 시청률 40%대로 1위에 오르며 갖가지 화제를 낳았지만, 동시에 도박의 세계를 미화하는 등 "공중파 TV에서 보여줘선 안될 모든 것을 보여줬다"는 비판도 받았다.

드라마의 결말은 남녀 주인공인 인하(이병헌 분)와 수연(송혜교 분)이 이 드라마의 로케현장인 제주도 섭지코지에 마련된 '러브하우스' 안으로 정답게 들어가는 해피엔딩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작가가 지난달 29일 과로로 쓰러지는 등 마무리 작업은 어렵게 진행 중이다.

◆시청률 '베팅'에 성공=오랜 만에 TV드라마에 출연한 이병헌.송혜교 등 초호화 캐스팅에 미국과 제주도 현지 촬영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이 드라마엔 직접 제작비만 57억원 가량 투입됐다.

결과는 40%대의 시청률로 나타났다. '허준''상도' 등 선굵은 사극이 전문인 최완규씨를 작가로 선택한 것도 성공적이었다. 지금까지 SBSi 인터넷의 드라마 다시보기 서비스에서는 '올인' VOD의 클릭 수가 1백50만회를 넘겼다.

파급효과도 컸다. 성당과 수녀원 오픈세트가 지어진 섭지코지는 마을이 생긴 이래 최대의 관광인파를 맞고 있다.

또 인하와 수연 사이에 사랑의 상징으로 나왔던 오르골은 연인들 간의 선물로 불티나게 팔린다. 주제곡 '처음 그날처럼'도 휴대전화 컬러링.벨소리 서비스의 최고 인기곡이 됐다.

진정한 승부의 세계?=하지만 '올인'의 메시지에 관해서는 SBS 내에서도 비판이 많다. "성공을 향한 남자들의 역동적인 세계를 그리겠다"는 제작 의도와 달리 거액의 판돈이 걸린 카지노를 소재로 삼으면서 도박의 세계야말로 진정한 프로들의 승부장인 양 묘사하는 문제점을 보였다. 조직폭력배와 나이트클럽을 배경으로 한 선정적 장면들도 여과없이 방영됐다.

SBS의 이종수 드라마 총괄국장은 "새로운 소재이긴 했지만 기획단계에서부터 '과연 이 드라마가 시청자에게 무엇을 느끼게 할 것인가'를 고민했는데 결과는 역시 아쉬웠다"고 자평했다.

또 2년에 가까운 기획기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결말이 수 차례 수정되면서 마지막 방영일 직전까지 촬영하는 강행군을 해야 했다. 시청률에 매달리는 한 드라마 사전제작은 여전히 어려운 현실을 보여준 것이다.

◆여의도의 헐리우드화=예산 문제 등으로 소극적인 KBS와 달리 SBS 측은 '올인'의 성공에 고무돼 앞으로도 이런 대작 드라마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올인'의 외주 제작사였던 초록뱀미디어가 이미 구체적인 검토단계에 들어간 기획안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류' 스타인 송혜교가 출연하는 대작 드라마인 만큼 중화권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SBS의 구본근 책임PD는 "현재 대만 측에서 회당 4만3천달러를 제시하는 등 5만달러까지 가격이 치솟고 있다"면서 "하지만 1백% 판권을 보유한 SBS 측이 다른 드라마들을 끼워 파는 형식을 원하고 있어 통상 판매가격인 회당 2만5천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 이 드라마가 중화권에서 방영될 경우 제주도가 다시 한번 국제적인 관광명소로 떠오르는 등 부수적인 경제효과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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