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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는 잡초와 같아 잎만 자르면 계속 자라 뿌리를 뽑고 또 뽑아야"|박대통령, 국무회의서 강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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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정희 대통령은 12 하오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부조리는 마치 잡초와 같아서 풀잎만 끊거나 놓아두면 자꾸 자라나는 법이니 중점적으로 뿌리를 뽑고 또다시 뿌리를 뽑아 나가야 한다』고 말하고『나는 부조리를 뿌리뽑는 작업을 내년에 더욱 강력히 밀고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대통령은『올 한해동안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되었으나 사회기강 확립은 미흡했다』고 지적, 『기강확립은 획기적이고도 발본 적으로 해야 되겠다』고 말했다.
박대통령은『북괴와 대결하고 있는 우리가 경제를 건실하고 국방을 튼튼히 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국민의 단결과 총화이며 이를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 바로 부정·부조리·기강 문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고『반드시 우리 세대에 부조리를 뿌리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대통령은 동해안어선조난사고 구호대책에도 언급, 『지난번 태풍피해와는 달리 이번 사고는 많은 어부들이 희생되었으므로 현지에 사람을 보내 실정을 세밀히 다시 파악하여 유가족들의 생계방법을 강구하기 위해 특별지원을 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박대통령은『배도 잃고 주인까지 잃어 부녀자와 어린이들만 남은 가정의 슬픔이 오죽하겠느냐』고 말하고『예산의 뒷받침과 의연금 등으로 그들의 생활을 안정시켜 줘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대통령의 이 밖의 지시 요지.
▲서정쇄신=아직 연말은 안됐지만 지난 1년 동안의 일을 종합 정리해 보면 어려운 일도 없지 않았으나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됐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해·수해·태풍을 훌륭히 극복하고 대풍을 거두었으며 수출도 예상 이상으로 신장되고 산업생산도 활발했다. 외교분야에서도 예기치 않던 사태들이 일어나 유리한 국면들이 전개된 것으로 안다. 다만 미흡한 점이 있다면 사회기강의 확립문제다.
공무원부터 앞장을 서서 서정쇄신을 이룩하고 이것이 파급되어 사회기강을 확립해 나가는 일은 이 정도로 만족할 수 없다.
정부의 방침은 가위 역사적 고질이라고 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공무원부터 앞장서서 사회에 파급시켜 나가는 것이니 아직도 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느껴진다. 장관들은 각기 자기분야에서 이 문제를 더욱 구체적으로 검토하여 연말연초를 통하여 노력을 강화해 주기 바란다.
이 문제에 대하여 장관이 항상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이 부하들의 머리에 들어가면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오랜 타성을 바로잡아 나가는 것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므로 한때 요란하게 추진하다가 어느덧 잊어버리는 식으로는 결코 될 수 없으며 지속적으로 중점적으로 뿌리를 뽑아야 한다. 문제가 열 개 있다면 고루 풀잎만 칠 것이 아니라 그중 두드러진 하나 둘을 중점적으로 뿌리뽑아 나가야 한다.
▲관광「서비스」문제=금년 연말을 앞두고 관광객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하는데 관광사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업소 종업원의 훈련이다. 관광사업은 시설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며 종업원들의「서비스」정신이 투철해야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들이 순박한 우리 국민성, 친절한 접대 등으로 좋은 인상을 갖고 돌아가게 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관광업소 종업원의 훈련은 아직도 미숙한 데 경영자들이 더 좀 관심을 갖고 노력한다면 시정될 수 있는 문제다.
▲물자절약운동=물자절약운동은 추진본부에서 계획을 잘 세워서 꾸준히 추진해 온 결과 좋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본다.
이런 운동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습성화되도록 꾸준히 계속해 나가야 된다. 정부기관이나 일반업계가 노력을 많이 한 것으로 아는데 경영에 직접 관련되는 기업주가 선두에 서서 중단 없이 내년에도 계속해 주기 바란다.
정부 관계부처는 국민의 절약기풍 진작을 위해 좋은 정신적 영향을 미치게 할 수 있는 방안들을 연구 강구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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