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안 걷히는 세금 … 1~2월 징수율 14% 그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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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올 들어 경기회복세가 주춤거리면서 정부의 세수 확보에도 노란불이 켜졌다.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2월 세수 실적이 31조1000억원으로 올해 목표치 대비 ‘세수진도비’가 14.4%에 그쳤기 때문이다.

 최근 4년간 1~2월 세수진도비는 2010년 17.4%, 2011년 16.3%, 2012년 18.3%, 2013년 14.4%였다. 이에 비춰보면 “올해는 세수부족이 없을 것”이라던 기재부 주장과 달리 올해 세수 사정은 낙관하기가 어려워졌다. 세수 실적이 3월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으면 지난해처럼 1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세수결손이 되풀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는 이유다.

 세수 실적이 저조한 것은 썰렁한 체감경기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가 늘어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소비는 여전히 냉랭하다. 소비가 살아나야 기업 매출과 고용, 임금이 늘면서 세수도 증가하지만 그럴 만한 상황이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부동산 시장이 올 들어 회복세를 멈출 기미를 보이는 것도 세수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이런 사정을 감안해 “상반기 재정집행 규모를 목표치인 55%보다 초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세수가 좀처럼 늘어나지 않자 예정된 정부사업을 조금이라도 앞당겨 집행해 경기를 자극하겠다는 의도에서다. 그러나 투자와 소비가 획기적으로 살아나기 전에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세수 증가 규모가 미약하면 재정의 역할 확대를 뒷받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세종=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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