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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도에 터전 굳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괌도=조동국특파원 제1신】<편집자주> 해사 생도들의 원양순항훈련에 동승, 취재하고 있는 중앙일보 사회부 조동국 특파원은 첫 기착지인 「괌」도에서 땀흘리고 있는 한국인들의 활약상을 다음과 같이 보내왔다.
「마리아나」군도(2천1백개) 최남단에 위치한 「괌」도에는 오늘도 l천여명의 한국인들이 건설업 분야 등 각종 용역사업에 종사하며 「코리아」의 열을 심고있다.
서태평양 지역 교통의 중심지이자 「아시아」방위의 주요거점인 「괌」도의 면적은 5백83km. 제주도의 3분의1정도 크기로 70년대부터 시작된 건설사업 「붐」을 타고 진출 하기 시작한 한국인은 영사관 공식집계로 1천56명. 이중 85.7%인 9백5명이 건설업분야에 종사하고, 11%는 자동차 수리 용역사업 등 각종 「서비스」분야, 나머지 3%가 배추재배 등 영농사업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건설업 분야의 진출은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현대건설(지점장 김영수·36)은 지난해 12월 하순 공사액 2백7O만「달러」에 달하는「괌」우체국 신축공사를 맡았고 진흥기업(지점장 이종철)은 90만 「달러」의 해군「볼링」장을 11윌에, 「퍼시픽」건설(지점장 선우영남)은 70만「달러」의「이나라한」중학교 증축 공사 및 「괌」대학농장 설치공사를 맡아 공사를 진행중이다.
또 「소시오」(지점장 정병욱·45)는 74년 5월부터 「팔라우」섬(「괌」의 일부)에 길이 7백m의「코로르·바벨」교(교) 공사를 5백20만「달러」에 계약, 내년 3월 준공을 서두르고 있다.
이밖에 한일개발(지점장 이상길)와 동아건설,
「퍼시픽·베이슨」. 보성산업(지점장 김웅철)등도 8백만∼9백만「달러」규모의 계약공사를 끝냈다.
이들 업체들은 「괌」정부가 각종 공사의 조속한 발주를 서두르고 있고, 특히 지난 5월의 태풍피해 복구사업 등으로 지난해에 비해 많은 건설공사가 뒤따를 것이 예상되고 있어 이곳 윤석춘노무관은 『2개월이내에 3백명정도의 노동력을 한국으로부터 더들여와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낙영사(48)는 한국동포의 태풍피해에 대해서 『80만∼1백만「달러」의 피해가 있었으나 이중 70만「달러」정도는 보험에 가입돼 있어 보장을 받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종을 제외외한 「서비스」분야에서 한국인들은 주로 요젇·「바」·가구점·이발관등을 경영하고 있다.
원주민인 한 「택시」운전사는 『「아가나」시에 있는 20여개의 「바」는 모두 한국인들이 소유하고 있다』고 전해주었다.
중류 생활을 누리고 있는 동포들은 3년전부더 한인회(회장 김영철·39)들 구성, 월간 『한인회지』를 펴내는 등 친목을 도모하고 있으며 1인당 월평균 3백「달러」씩을 고국에 송금하고 있다.
동포들은 회지를 통해 고국과 동료회원들의 소식을 듣고 한국고유의 명절·송년「파티」를 열어 개인위주의 생활을 하고있는 현지 주민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동포들은 또 지난해의 경우 1만여「달러」의 방위성금과 불우재일 동포 모국 방문 돕기 성금을 모아 보내기도 했다.
이곳 「타무닝」마을에서 5년째 산다는 박기성씨(36)는 『한국인들이 부지런해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강한 생활력으로 특이한 이곳 생활 방식에도 쉽게 적응해나가는 것 같다』면서 특히 한국인끼리의 연대의식이 다른 주민들보다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회에서는 교민 상담실을 설치, 동포들의 현지적용을 돕고 있으며 한국전 참전용사 전몰비건립을 비롯, 두곳에 교회를 세워 긴밀한 협조를 다져가고 있다.
한국인이 「괌」도에 처음 진출한 것은 70년초 해외 개발공사가 월남전 이후 「괌」굴지의「딜링함」건실회사와 인력공급 협약을 체결하고 90명의 건설 기능공을 진출시키면서부터였다.
75년 5윌까지 이곳에 진출한 한국인은 모두 1천2백70명.
그러나 74년 후반부터의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유류파동 이후의 건축 자재값의 급상승, 건축사업에 대한 은행융자중단, 「괌」정부와 군의발주 공사 감퇴 등으로 일부업체는 이미 진출을 중단했고 나머지 업체들도 인력과 기구를 감축, 현장유지에 급급한 실정으로 국내외 건설업체들이 찬바람의 고비를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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