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노예화로부터의 자유|전재구<국회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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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소간에 추구되어 오던「데탕트」는 이제 그 허상을 드러내고 말았다.
국제공산주의자들은 제2차대전후 오늘날까지 세계의 절반을 정복하고도 어제는 인지반도를, 오늘에는「앙골라」를 석권했고 그 마수는 이 순간에도「아프리카」의 12개국과 동남아의 태국·「말레이지아」반도·「버마」등지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우리 한반도는 세계에 그 유례를 볼 수 없는 악랄한 북괴공산집단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더욱이 북괴는 언제나 중소의 경쟁적 지원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중소 해군세력의 급성장으로 동해는 소련해군세력권에, 황해는 중공해군세력권에 놓이게됨으로써 우리는 3면이 적, 또는 그 배후 지원세력에 의해 포위되고 있는 상황이다.
수도서울이 적의 포구로부터 불과 25「마일」에 위치함으로써 전체 인구의 20%인 7백만명이 적의 사정권 안에서 생활하고 있다.
우리도 남 못지 않게 민주와 자유와 인권을 희구한다. 그러나 우리와 같이 언제 어느 때 적의 침략이 있을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하에서는 국가와 민족의 생존을 건 안보적 요청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 우리는 미국내의 극소수 반한적 학자 및 언론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반문하고자 한다.
①『자유 아니면 숙음을 달라』는 미국의 숭고한 이념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제2차 전후 세계의 광대한 지역과 10억의 인구가 공산노예로 전락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미국은 과언무엇을 했는가.
②중소에서는 수천 만명이 피의 숙청을 당했을 뿐만 아니라 아직도 수많은 인민들이 강제노동에 신음하고 있고「캄보디아」에서는 민주주의를 위하여 싸우던 수십 만명의 병사와 공무원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피의 숙청을 당하고 있는데 왜 여기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의 말도 없는가.
③지난날 월남이 초 현대무기를 가지고서도 하루아침에 멸망하게된 최대 요인은 분열을 노린 월맹의 통일전선전략과 일부 인사들의 무분별한 민주·인권투쟁 등으로 국민과 군인들의 전의를 상실케 함으로써 자멸했다는 비극을 어떻게 보고있는가.
④월남「정글」에서 10만명의 미군병사가 죽어가고 있는데 한편에서는 일부 미국의 지도급인사들이 앞을 다퉈 적의 수도「하노이」를 들락거리면서 적의 선전자료를 그대로 전파시킴으로써 적이 노린「미국의 국론분열과 전의상시」을 가속화시켜 미국의 패배를 부채질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결국 인지5천만 자유민을 공산노예로 전락시킨 사실을 무어라 설명할 것인가.
⑤그 뿐인가, 수백 만 피난대열이 자유를 그리며 헤매던 그 참상에 미국은 어떻게 보답했던가.
북괴는 제3세력권에 침투하여 한국과 미국의 북침설을 유포시킴으로써 국제적 여론 압력과 미국 선거기에 편승해 반한파들에게 주한미군의 철수압력을 가중시키려 획책하고 있다.
또 그들은 우리 남한 안에 통일전선을 형성하여 국론을 분열케 함으로써 적전반란을 유도하고 그 혼란을 최대한 이용하여 이미 준비해 놓은 10여개의「땅굴」이나 대형기구에 의한 특수8군단산하의「게릴라」8만명을 우리후방에 침투시켜 제2전선을 형성하려고 기도하고 있다.
이로써 3백만 예비군의 전선투입을 견제하고 무장공력 3백만명으로써 전선 돌파, 속전속결로써 서울을 점령하려고 기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저의 밑에 남침의 결정적 시기를 미국의 대통령선거로 인한 행정적 공백기인 금년 5월부터 내년 봄까지로 잡고 있는 것이다.
북괴가 이같이 남침을 서두르고있는 최대요인으로서는 무엇보다도 앞으로 수년내의 남북군사력의 역전가능성·장비의 노후화·김일성 여명에 대한 불안·후계자를 둘러싼 내분·경제적 파탄·북한주민의 불평불만의 확대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북괴는 현재 남침의 장애가 되는 주한미군의 철수와 총화체제를 붕괴하기 위해 외교전·심리전·지하당공작에 광분하고 있다. 우리의 국론분열, 나아가 사회혼란이 극도로 조성되면 대대적인「게릴라」전과 정규군에 의한 기습남침을 자행해 올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우리의 정치적·사회적 안정이 우리의 허점을 막고 적의침략을 막아 우리 민족의 생존을 보장하는 유일한 길인 것이다. 이러한 우리의 냉혹한 현실 앞에 일부 미국인사들이 민주다, 인권이다, 자유다 하는 원칙적인 주장만을 외고 있는 것은 적전반란을 꾀하던 월남의「민」장군의 이적행위와 무엇이 다를 것인가.
미일의 자칭 진보적 인사들도 공산주의자들과 싸우고 있는 우방의 병사들에게 적전반란을 선동할 것이 아니라「한나라 한민족이 공산주의자와의 싸움에서 패배하여 공산노예로 전락」하는 것을 막는 다수를 위한 참다운 민주주의와 근원적인 자유와 인권을 위하여 투쟁하는 한국민을 격려하는 자세로 그 주장을 전환하여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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