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저마다 참고서로 탑을 쌓아둔 채 잠들어 있다. 교실 한가운데서 링거를 맞는 남자는 중국 미술가 왕칭쑹(48), 이 입시지옥이 얼마나 병리적 현상인지 몸소 보여준다. 왕칭쑹은 급격한 서구화 속에서 갈피를 못 잡는 현대 중국인을 풍자한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서 5월 11일까지 열리는 ‘액체문명’전엔 그의 ‘팔로(Follow)’ 시리즈가 세 점 나왔다. 커다란 세트에 수 백 명을 배치하고 찍은 사진들이다. 8m 칠판에 중국어·영어를 가득 적은 ‘팔로 미(Follow Me)’, 수백 명의 학생들이 참고서를 쌓아둔 채 잠들어 있는 교실을 묘사한 ‘팔로 유(Follow You)’ 등이다.
서울시립미술관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주관한 이번 전시엔 리웨이·송동·미아오샤오춘·이용백·이창원·한경우 등 한·중 작가가 각 6명씩 참여했다. 02-2124-8941.
권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