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소년 수사 미궁 빠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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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대구 성서초등학교 개구리소년 실종.사망사건이 26일로 발생 12년을 맞았다. 소년들은 실종된 지 11년6개월 만인 지난해 9월 싸늘한 유골로 가족품에 돌아왔지만 아직 왜 무슨 이유로 살해됐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부모들은 장례까지 미룬 채 범인이 잡히기를 기다리며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영규(당시 11세)군의 아버지 김현도(57)씨는 "시신 찾는데 11년 넘게 기다렸는데 더 못기다릴 이유가 없다"며 "범인을 잡아야 억울한 영혼을 달래줄 장례를 치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경북대 법의학팀이 벌이고 있는 소년들의 두개골에 대한 감식이 아직 진행 중이어서 유골을 돌려받기 어려운 점도 고려됐다. 그러나 국과수와 경북대 법의학팀 연구진 상당수가 대구지하철 참사 희생자에 대한 신원 확인작업에 투입돼 감식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경찰 수사는 아직까지 원점을 맴돌고 있다. 경찰은 유골이 발견된 지난해 9월 26일 이후 연인원 9천4백여명을 투입, 2백80건의 신고.제보.첩보 확인작업과 목격자 등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대부분 마쳤다. 목격자가 새로 나타나는 등 결정적인 제보가 없으면 사건 자체가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대구=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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