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 둔 터널 폭파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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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판문점=김형구·이창성기자】북괴 구축 불법 지하 「터널」사건을 따지기 위한 군사정전위 제3백56차 본회의가 26일 상오11시 판문점에서 열렸다.
신임 「유엔」군측 수석 대표 「헨리·S·모건」미 해군 소장은 북괴가 파 놓은 지하 「터널」은 침략 야욕을 드러낸 엄연한 휴전협정 위반이며 무엇을 위해 지하 「터널」을 구축했으며, 무엇 때문에 이를 정밀 수색하던 우리 민정 경찰대에게 불법적인 총격을 가했느냐고 신랄히 따졌다.
「모건」소장은 북괴는 지난15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에서 정전협정을 위반해 가면서 지하「터널」을 남방 한계선 1천2백m까지 파내려 왔으며 이를 조사하는 민정 경찰대에 자동 소총화기로 3백여 발의 총격을 가하는 등의 불법적인 만행을 자행했다고 말했다. 「모건」소장은 발언에 앞서 지난 20일 폭발사고로 숨진 2명의 한·미 장교들을 위해 1분간 묵념을 올리자고 제의했으나 북괴의 김풍섭은 이 제의를 묵살하고 너털웃음만 지었다.
이날 하오 속개된 본 회의에서 「모건」소장은 북괴가 불법으로 구축한 남방 한계선 쪽의 지하 「터널」을 파괴하겠다고 말하고 비무장지대의 군사 분계선, 북방 한계선에 설치된 지하「터널」은 북괴가 빠른 시일 안에 모두 파괴하라고 촉구했다. 「모건」소장은 「유엔」군 측은 비무장지대에 북괴가 또 다른 땅굴을 파 놓은 정보를 입수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들 지역 안의 지하 「터널」역시 파괴해 버리라고 요구했다.
「모건」소장은 북괴 측이 선택한 시간에 공동감시 소조가 비무장지대 안의 지하 「터널」을 공동 조사할 것을 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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