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질 연탄으로 힘겨울 월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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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연탄배급제 실시와 각종 기름 값의 조정으로 정부의 금년 겨울 연료 대책은 윤곽이 잡혀졌다. 이제는 그 윤곽을 토대로 각 가정의 연료 대책을 세우는 일이 남아있다. 어떤 연료를 선택하는 게 합리적인지, 작년보다는 얼마나 더 예산을 잡아야하는지 사정을 알아본다.
11월1일부터 경유 값이 내릴 경우 같은 열량에 있어서의 가격 비율은 연탄 1백, 등유 (석유) 2백60, 경유 2백40이 된다. 이것은 기름 파동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 3월의 가격 비율 (등유 5백, 경유 4백) 보다 차이가 많이 좁혀진 것이지만, 파동 이전인 73년 10월 (등유 2백20, 경유1백70)과 비교한다면 여전히 상당한 차이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보다도 주부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 것은 작년 겨울의 가계부다. 작년 겨울에 비해 무엇이 달라졌는가를 「체크」하면서 난방 비 예산을 세워보도록 한다.

<연탄을 때는 가정>
아궁이수가 4개 정도인 20평∼30평 정도의 집에서는 한겨울이라도 하루의 연탄소비량이 22공탄 10장을 넘지는 않았다. 그러므로 작년 겨울의 난방 비는 6∼7천 원 정도면 충분했다. 그러나 금년 겨울에는 우선 1장에 22원이던 연탄이 30원으로 올랐고, 그 질은 형편없이 떨어져 주부들의 「데모」 소동에까지 이르고 있다. 요즘 나오는 연탄을 때본 사람들은 "하루에 3장을 갈았던 날도 있다" 고 말할 정도다.
따라서 추운 날에는 아궁이 1개에 3장을 잡아도 부족할 것이고 하루에 10장을 때던 집에서는 최소한 13장을 준비해야한다. 이렇게 계산하면 금년 겨울의 월동비는 1만2천 원 정도를 잡아야 한다. 작년에 비해 결과적으로 1백%가 올랐다고 볼 수밖에 없다.
연탄소비를 이보다 더 줄이기는 힘들겠지만 이처럼 값이 비싸진 만큼 효율적인 열 관리에 특히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우리의 재래식 아궁이에서는 부뚜막·굴뚝·방바닥 밑 등으로 무려 65%의 열량이 달아나 버린다는 공업진흥 청의 조사 결과가 있는데 열의 손실을 막도록 아궁이 개량을 서두르는 것이 공사비가 들더라도 합리적일 것이다.

<기름 「보일러」를 가진 집>
기름 파동으로 가장 타격을 입고 있는 가정은 기름 값이 쌀 때 「보일러」시설을 했던 중산층이다. 기름을 아껴서 쓰더라도 한겨울에는 20평 주택의 경우 월3 「드럼」, 30평 주택은 4∼5 「드럼」을 때야한다.
경유 값이 18.4% 내리면 1 「드럼」 값이 1만2천 원 정도이므로 20평∼30평 주택의 경우 월1만원∼1만5천 원 정도 덕을 본 셈이다. 그러나 월수 15만원에 30평 주택을 가진 가정의 경우 한겨울의 난방 비는 월4∼5만원이나 되어 총수입의 30%를 난방에 쓰는 결과가 된다.
그러므로 기름 「보일러」를 가진 중산층 가정에서는 11월부터 2월까지의 기름소비량을 계산해서 특별 예산을 세우지 않으면 힘들 것이다. 20평 주택의 경우 10 「드럼」은 가져야 겨울을 날 수 있으므로 12만원이라는 예산이 따로 필요하게 된다.

<여러 가지 난로들>
기름 「보일러」를 때는 가정에서도 거실에는 연탄난로를 놓는 편이 경제적이다. 거실을 집중적으로 덥혀 낮 시간에는 가족들이 주로 거실아 모여있게 하는 것이 좋다.
3∼4평 정도면 22 공탄으로도 난방이 되는데 난로는 중탄 용을 쓰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하루에 3∼4장을 잡아야 하므로 월3천 원 정도가 든다.
석유난로는 용량에 따라 기름 소비량이 다르지만 굴뚝이 달린 「포트」식 (중형)은 시간당 0.6ℓ, 반사경이 달린 것 (중형)은 0.2ℓ가 소비된다. 하루에 10시간씩 땔 경우 등유 값이 ℓ당 61원이므로 「포트」식은 1만원, 반사 식은 3천6백 원 정도 들게 된다. <장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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