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휴학계 낸 의대생 120명 … 관동대에 무슨 일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강원도 강릉의 관동대 의대생 120명이 부속병원 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며 지난 3일 집단으로 휴학계를 제출했다. 의예과 1, 2학년과 본과 1학년 150명 중 80%가 참여했다. 이날 의과대 비상대책협의회(이하 비대협) 학부모·학생 대표 등 3명이 동맹 휴학신청서를 냈지만 대학 측 거부로 접수는 안 됐다. 학사 일정상 휴학계 제출은 10일부터 14일까지이고 휴학 신청은 학생 개인별로 신청해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비대협은 9일 서울에서 결의대회를 하고 10일부터 개인별로 휴학신청서를 다시 제출할 계획이다.

 현재 전국 41개 의대 중 실질적인 부속병원이 없는 데는 관동대와 서남대 두 곳뿐이다. 이 때문에 두 대학 의대생들은 일반 병원을 전전하며 ‘동냥 교육’을 받고 있다. 이 중 서남대는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교육 부실 등을 이유로 의예과 폐과 조치를 받았다.

 관동대는 2012학년도부터 3년 연속 매년 10%씩 의예과 입학정원 감축 조치를 받고 있다. 당초 49명이었던 입학정원은 올해 34명으로 줄었다. 부속병원을 짓지 못하면 내년도에 5명이 더 줄어든다.

 관동대의 부속병원 설립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난달 24일 학교 측은 비대위와의 간담회에서 부속병원 설립은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대위의 한 학부모는 “부속병원 설립이 어렵다면 의대를 자진 폐과해서라도 재학생들을 병원이 있는 다른 의대로 편입시켜 달라”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관동대 의대생들은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에서 의학 실습을 받았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교육협력 병원이 분당제생병원으로 바뀌어 강릉과 성남을 왔다 갔다 해야 한다. 관동대 한 의대생은 “실습 병원이 바뀌면 선배도 없고 교육체계도 잡혀 있지 않아 교육이 부실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윤석만·강릉=이찬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