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은 줄고 질은 높아지고…군부대 식단이 바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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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을 입으면 늘 배가 고프다. 많은 예비역들이 그런 추억을 갖고 있다. 그 시절 가장 중요한 건 '양'(量)이었다. 그러나 이제 군도 건강식을 찾아 ‘질’을 추구하고 있다.

우선 군 장병들의 식단에 인공조미료인 MSG가 사라진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7일 “장병들의 건강한 식생활 여건을 만들기 위해 군부대에서 조리하는 반찬에 소금과 인공조미료, 고추장의 사용을 줄이고 천연조미료 사용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장병 하루 섭취량 기준으로 소금은 6g에서 5g으로 줄어 들고, 천연조미료는 0.3g에서 0.7g로 늘어난다. 이미 일부 부대에선 인공조미료 사용을 아예 중단해 머잖아 군부대 식탁에서 MSG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후식 메뉴도 대폭 개선된다. ‘맛스타’로 대표되던 주스 대신 제철 과일 제공을 늘리기로 했다. 국방부는 오렌지, 사과, 복숭아, 포도, 파인애플, 망고, 양파 주스 등 7종류의 주스를 1년동안 143회 제공해왔다. 하지만 이를 132회로 줄이고, 222회 제공하던 과일을 11차례 늘려 공급하기로 했다. 과일종류도 사과와 복숭아, 수박, 참외, 곶감, 홍시, 무화과 등 17종류로 다양화 한다. 인공 조미료와 주스를 줄여 건강한 식단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훈련병들의 간식도 풍족해 진다. 기초군사훈련을 받는 훈련병의 경우 지금까지 증식비(간식비)가 500원이었지만 올해부터는 1000원으로 늘어 부대 매점(PX)을 이용할 수 없는 훈련병들이 빵과 에너지바를 더 먹을 수도 있고, 다른 종류의 간식도 맛볼 수 있다.

반면, 6ㆍ25직후 840g이던 장병 1인당 쌀 소비 기준은 400g으로 반 이상 줄어 들었다. 김 대변인은 “부식이나 후식 등 다른 먹거리들이 늘어나 신세대 장병들의 쌀 소비량이 대폭 줄어든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5년까지 적용돼 오던 장병들의 하루 열량기준도 3800㎉에서 3100㎉으로 낮췄다. 6ㆍ25전쟁 직후엔 미군의 권장열량이 기준이었지만 이를 현실화 했다. 잦은 훈련으로 열량 소비가 많은 점을 고려해 일반인(2500㎉)보다는 높게 책정했다는게 박승흥 국방부 물자관리과장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장병들의 1인당 하루 급식비는 지난해보다 416원 인상한 6848원으로 책정됐다.

김 대변인은 “장병 급식비는 인건비와 조리시설 사용료 등을 뺀 순수한 식자재 비용”이라며 “최근 5년동안 평균 인상률 4.3%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장병들의 식단이 대폭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격오지나 전방, 소규모 취사장에도 민간 조리원 채용을 늘려 급식 맛을 개선키로 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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