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47 소총 만든 칼라시니코프, 지난해 죽음 앞두고 참회 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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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소총의 대명사 AK-47을 개발한 미하일 칼라시니코프(1919~2013·사진)가 죽음을 앞두고 참회했다.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지 이즈베스티야에 따르면 칼라시니코프는 지병으로 숨지기 8개월 전인 지난해 4월 러시아 정교회의 키릴 총주교에게 참회의 편지를 띄웠다. 그는 편지에서 “영혼의 고통이 참을 수 없을 정도”라며 “내가 만든 소총이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았다면 그들이 비록 적이라 할지라도 정교회 신자인 내게 책임이 있는 게 아니냐는 물음이 떠나질 않는다”라고 토로했다. AK-47이 많은 생명을 앗아갔지만 이는 설계자가 아닌 정치인 잘못이라고 했던 그의 기존 입장과는 차이가 난다.

 정교회 대변인인 알렉산드르 볼코프는 키릴 총주교가 편지를 받았고 답장을 했다고 밝혔다. 답신에서 “칼라시니코프는 애국주의와 국가에 대한 올바른 모범”이라며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테러리스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AK-47을 만들었다”고 위로했다고 전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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