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니진의 대가, 핏줄 부푼 다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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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다리 핏줄이 검붉게 부풀어 오르는 혈관질환인 하지정맥류(下肢靜脈瘤) 환자가 최근 몇 년 새 부쩍 늘고 있다. 20대 여성 환자의 증가 속도가 특히 눈에 띄게 높다. 멋을 내기 위해 가죽부츠를 즐겨 신고 스키니진처럼 몸에 꽉 끼는 옷을 즐겨입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건강보험공단은 5일 하지정맥류로 진료를 받은 환자가 2007년 말 기준 11만9500명에서 2012년 말에는 13만9800명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불과 5년 새 2만 명이나 늘었다. 연평균 3.6%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환자 10명 중 약 7명(68%)은 여성이었다. 남성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 생리 주기에 따른 호르몬의 영향으로 정맥이 팽창하면서 판막 기능에 이상이 발생할 우려가 많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임신 때나 피임약을 복용해도 하지정맥류의 위험이 높아진다. 여성 환자의 절반(54%) 정도가 40~50대인 이유다.

 최근 들어 20대 여성 환자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 20대 여성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이 5.4%로 전체 여성 환자 평균(2.7%)의 두 배나 된다.

 일산병원 홍기표 흉부외과 교수는 “젊은 여성들이 스키니진이나 레깅스를 즐겨 입는 것과 연관이 있다”며 “꽉 끼는 옷과 신발이 정맥 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혜미 기자

◆하지정맥류=다리에 있는 혈액(정맥)이 심장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역류하면서 생기는 혈관질환. 여성이나 장기간 서서 일하는 사람의 위험도가 높다. 대표적인 증상은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당기듯 아프고, 잘 붓고, 쥐가 나는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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