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여 차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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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까다로운 자격이나 특별한 교육을 받지 않고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직업이 여 차장이다. 다만 연령이 18세 이상이어야 한다는 제한이 있다. 차장으로 취직하자면 우선 여차장학원에서 1개월「코스」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입학에 연령이외의 제한 조건은 없다.
학과는 국어·수학·위생·교통법규·실무 등 이러한 과목을 통해 돈을 받고 거슬러 주는 셈, 승객을 대하는 예절과 인사말, 복장과 차내 청소, 「버스」노선과 지리 등을 하루에 2시간씩 익힌다.
학업의 수업료는 4천원. 졸업을 하면 학원에서 취업을 알선하고 있다.
서울시내「버스」에 근무하는 여차장들이 하루에 받는 보수는 l천10원. 잠자리는 회사측이 무료로 제공하지만 식사 값은 받고 있기 때문에 일당에서 식대를 제하고 받는 액수가 7백60원 꼴이다. 연말에는 1개월 분에 해당하는 「보너스」를 받기도 한다.
근무는 격일제 또는 2일 근무 1일 휴일제이나 근무일은 새벽4시부터 밤 11시까지 일하게 되어 중노동인 셈.
퇴직할 경우 1개월 분의 실수령액 ×근무연수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지급 받는다.
따라서 한 달에 20일 근무하는 회사의 경우 퇴직금은 1천10원×20×근무연수.
이것은 퇴직하기 바로 전 3개월 동안 결근이 없을 때이고, 만근이 안될 때는 기본 임금 8천6백40원에 근무연수를 곱한 금액이 퇴직금이 된다.
전국의 「버스」차장은 2만여명에 이르고 서울에만도 1만1천7백여명. 시내「버스」와 좌석「버스」에서 일하는 차장이고 대부분인 1만명으로 추산된다.
관광「버스」와 고속「버스」안내원은 고졸이상의 학력을 요구하며 면접 또는 필기 시험을 거쳐 채용되지만 일반「버스」의 차장은 대부분 국졸(70%이상)이다.
또「버스」차장의 90%이상이 지방에서 상경한 사람들인데 올해부터 취직 상경 인구가 줄어 수요에 못 미치고있는 형편.
「버스」차장은 퇴직하거나 다른 회사로 옮기는 등 유동율이 한 달에 15%이상이나 되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수요가 생긴다는 것이 회사측의 말이다. 여차장 가운데는 급료를 저축하여 고향에 땅을 사기도하고 양장점·미장원 등을 경영하거나 「버스」를 사들여 차주가 되는 등 성공하는 「케이스」도 많이 있다고 H학원 강사 최모양(27)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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