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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열 일로 워터게이트 사건 궁지에 빠진 닉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브레즈네프라는 이례적인『손님』을 맞이해서「워터게이트」사건은 잠정적인『휴전』이라는 미덕(?)을 보여주었으나『손님』이 떠나간 후 다시 치열한 공방전으로 돌입,「닉슨」대통령을 집요하게 궁지에 몰아가고 있다.
25일 시작된「존·딘」전 백악관 법률고문에 대한 미 상원「워터게이트」청문회는 이제까지 계속된「워터게이트」사건의 관련자에 대한 청문회 중에서 가장 비중이 크고 또 사건의「키」를 쥐고있는 인물로 그동안「클로스업」된「딘」씨의 증언이라는데서 주목되었었다.
역시「딘」은 청문회의 벽두부터「닉슨」대통령이「워터게이트」사건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확신하며 사건 은폐활동에 직접 관여했다는 충격적인 폭탄선언을 해버려 파문을 일으켰다.
「딘」은 그밖에도 백악관이 실시해왔던『「닉슨」정적』에 대한 정치사찰에 관한 13개의 문서를 제출하여 백악관의『검은 정보망』을 송두리째 폭로하기도 하였다.
따라서「워터게이트」사건을 둘러싸고 과거「닉슨」측근자로 알려졌던 인물들이 모두 스스로와 모습을 증언을 통해 노정 시킴으로써 소위『닉슨 집단』의 적나라한 모습을 파헤친 것이 되었고 그들간의 서로 상이한 증언내용은 더욱 의혹만 가중시켜「닉슨」대통령에 대한 불신감만 고조시켜 왔다. 워터게이트 사건이 절정에 다다랐을 때 수습안으로「닉슨」대통령에 의해 단행된『백악관 대숙정』작업과정에서 유일하게 파면 조처를 받은「존·딘」은 그때부터 내심으로는 이 사건 대한 어떠한 각오가 된 것으로 여겨졌다. 따라서 미국의 신문·방송 등 여론은 상충되는 증인의 와중 속에서「딘」의 증언은 무엇인가 이 사건의『해결점』을 가져다 줄 것으로 지목하게 되었던 것이다.「딘」도 그 자신 상원청문회의 증언을 위해 그동안 면밀 주도한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고 실제로 증언을 통해 상세한 자료를 착시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그동안 이상할이 만큼 침묵을 지켰던 백악관 당국도 이번「딘」의『「닉슨」관련』주장에는 강경한 내용의 부인성명을 발표하고「딘」이야말로「워터게이트」사건의 주범이라고 내몰아 세우고 있는 것이다.
백악관의 반격내용은「딘」이 ①「워터게이트」사건 은폐계획을 직접 수립한 장본인이고 ②이에 대해「닉슨」대통령에게 하등의 문고도 하지 않았으며 ③일부 관련자들에게 증거 소멸을 위해 출국하도록 권유했으며 ④관련자들의 침묵에 대가를 지불할 것을 제의했다는 것 등이다.
그러나「딘」은 이런 일이 백악관에서 자기의 역할이 될 수 없었다는 사실을 내세우며 이치에 닿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청문회의「하일라이트」로 귀추가 주목되었던「딘」에 대한 청문회는 결국 예상과 같이「딘」과 백악관 당국과의 공방극을 터뜨렸는데 역시 이것을 고비로「워터게이트」사건의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는 상원조사위원들의 결의가 엿보이기라도 하는 듯 지난 29일 상원「워터게이트」사건조사위원회의 부위원장인「하워드·베이커」(공화당)의원은 청문회에「닉슨」대통령이 출두하여 증언하여야 된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동안 진전되어온 쟁점의 추이로 보아 결국「닉슨」대통령 자신의 해명이 있지 않으면 안될 처지까지 온 느낌이 든다.
「닉슨」대통령은 내정에서의 약점과 곤경을 벗어나려는 노력으로 미·소 정상회담 등 일련의 외교업적을 펼쳤으나 여전히『진흙 속 수렁』처럼 점점「워터게이트」사건에 빠져들어 가는 현세에 있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해리스」여론조사도 그의 인기가 5월보다 8%나 낮은 24%로 급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어쨌든「워터게이트」사건은「닉슨」정치의 치부는 송두리째 드러낸 셈이고「닉슨」인격의 진면목까지 노정 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결국「닉슨」과 의회의 대결이라는 심상치 않은 정야 풍파를 초래,「인도차이나」전 제안을 둘러싸고 또 한번 치열한 공방전을 연출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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