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경비원 피살|머리 등 16군데 칼에 찔려|숙직실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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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5일 상오2시30분쯤 서울 종노구 종노3가 10 세창「빌딩」2층 신탁은행 종로지점(지점장 이동원) 숙직실에서 은행경비원 김권호씨(36·서울용산구후암동)가 머리와 가슴 등 16군데를 칼에 찔려 숨진 시체로 발견되었다.
죽은 김씨는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머리를 아랫목으로 두고 엎어진 채「캐슈밀론」이불로 덮여있었다.
발견 당시 숙직실에 있던 TV l대, 전화기 3대, 양복 등 물건과 김씨가 갖고있던 현금5천2백원 등은 하나도 없어지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경찰은 숙직실에서 5m쯤 떨어진 은행사무실 쓰레기통 속에서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길이 15cm가량의 황갈색 가죽 칼집을 발견했다.
현장은 15일 상오1시쯤 충화동지점에서 릴레이된 전화숙직 확인 때 응답이 없자 본점 숙직자 김정준씨(35)가 이상히 여겨 종노2가 파출소와 청원경찰관 정덕연씨(33)에 연락, 상오 2시30분쯤 경찰과 지점장 이씨가 도착, 문을 부수고 들어가 확인되었다.
죽은 김씨는 부인과 2남2녀의 가장으로 지난 69년 입행, 지난 72년 성북지점에서 옮겨온 뒤 단 하루의 결근도 없이 착실한 근무를 해왔다.
경찰은 숙직행원 김군과 검시의 조상언씨의 진술을 종합, 범행 시간을 하오 8시20분에서 9시10분사이로 추정하고 범인은 김씨가 안심하고 문을 열어줄 만큼 평소에 안면이 있는 자로, 피해품이 없다는 점으로 보아 원한에 의한 살인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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