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목적의 부의장 추천 보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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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회부의장=고흥문, 원내총무=정해영씨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던 신민당의 원내요직 인선은 처음 물망에 올랐던 이민우씨가 총무로 최종 낙착.
유진산 당수는 13일 국회의원 휴게실에서 정순영씨와 단독으로 만나 원내총무를 맡아 달라고 했으나 정씨가 국회부의장을 바라는 탓인지 이를 거절했다는 것.
유 당수는 14일 아침 이철승 김영삼 신도환 이민우씨 등을 자택으로 불러 인선 내용을 먼저 알렸다.
부의장 추천 문제는 여전히 가려진 채 회기를 넘긴다는 것인데 유 당수가 물망엔 중진들을 올려놓고 시간을 끄는 것은 그의 감정 정리와 파벌간의 거리 조정 등 5월 전당대회를 겨냥한 다목적인 것 같다는 평.

<본가에 신경 쓰는 유정회>
유정회는 수로는 원내 제1「그룹」이고 정당과 비슷한 외형을 갖추고 있으나 큰집인 공화당과의 관계에 세심한 신경을 쓰는 듯.
유정회는 당초 강령·기본 정책 등을 따로 마련키 위해 기초위원들의 모임까지 갖기도 했으나 그러면 정말 별개의 정당 활동과 같은 오해를 줄 우려가 있다고 해서 도중 중단.
이종식 대변인은 14일 『유정회는 어디까지나 원내 활동에만 충실할 것이며 정치적 색채를 띤 어떤 활동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편 사무실은 국민회의 사무처가 들어 있는 수운회관, 시청 앞 B「빌딩」 등을 답사해 보았으나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는데 될 수 있는 대로 국회와 공화당(남산)의 중간 지대를 잡을 계획이라고.

<인기 변함없는 재무·내무위>
국회 상임위 구성을 앞두고 의원들의 상임위 지망율은 재무·내무위위·농수산위 순으로 나타나 8대 국회와 비슷한 경향을 드러냈다.
내무·재무·농수산위 등은 각각 정원이 24명인데도 공화·유정·신민·무소속 등을 합쳐 각기 약 60명이나 몰려들어 평균 3대1의 경합상.
공화당의 경우 소속의원들의 상임위 지망을 존중한다는 원칙을 세워 놓고 있으나 경합율이 높아 총무단이 이를 조정, 국회의장에게 올리기로 했는데 신민당의 경우는 유진산 정일형 김영삼씨 등 당 중진들이 모두 외무위 지망.

<개별 행동 조건 참가 교섭>
무소속의원 19명은 통일당의 김록영 김경인 두 의원 불참으로 교섭단체 등록을 못해 원내 활동에 불편이 적지 않은 듯. 당장 3년 임기의 상임위 배정을 의장에 맡겨야 했고 지난 12일의 첫 총무회담에 양정규 의원이 참가는 했지만 「업저버」자격이었는데다 다음부터는 그나마 참천 하기도 어려울 듯.
교섭단체를 추천하고 있는 한 무소속의원은 강상욱 강기천 두 의원을 받아들이면 등록 요건인 20석을 채우게 되지만 선거 부정으로 공화당서 제명된 것 때문에 받을 수도 없다면서 그래서 통일당의 두 김 의원에게 『당책과 상형되는 문제가 나오면 두 사람은 개별 행동을 해도 좋다는 조건으로 교섭단체 참가를 설득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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