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모습 찾은 불국사 그 복원공사의 숨은 주역 세 인간문화재는 말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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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남대문을 비롯해 동대문과 5대관등의 단청일을 도맡다시피 일해오는 한석성씨(50·현대건설 단청부)는 단청이 가업이다 승려였던 부친 한용식씨로부터 18세 때부터 단청 일을 배웠고 또 고 건축 연구가 임천씨한테서도 일을 배워 대성한 현역 중진의 화사이다. 현재의 단청공들이 대체로 불화에 숙련돼 있지 못한 게 상례인데 그는 건물의 단청만이 아니고 금어(탱화) 개금 등 갖가지 불사를 다 겸하고 있다.
이번 불국사 단청들은 화려한 금 단청을 많이 했다. 대웅전·극락전·비호전·관음전·자하문·안양문·무설전을 모두 고식의 비단 무늬를 넣었다. 그리고 행각은 전례가 없으므로 경복궁 근정전 회랑의 모로 단청을 적응시켰다. 이 단청 일에 든 뇌록(바탕색으로 칠하는 음록색)만도 3천㎞. 기둥에 칠한 석간주(붉은 흙의 미채) 가 3백㎞. 단청 기는공을 최고 80명까지도 동원해 연인원 6천명이 소요됐다. 단청은 우선 도공의 도안이 좋아야 하고 안료의 풀끼를 잘 맞추며 역시 숙련된 기능공을 선택해 쓰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벽·포벽 등의 그림에는 다시 손 써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한씨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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