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슬레이트」·「페인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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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슬레이트」>
건축「붐」의 퇴조로 건재업계가 거의 위기에 직면, 고전을 하고 있는데도 「슬레이트」업계만은 금년 들어 본격화한 농어촌지붕개량사업 때문에 호황을 누리고있다.
71년부터 새마을사업의 일환으로 정부가 농어촌지붕개량사업을 벌인데 힘입어 「슬레이트」업계는 지난 한햇동안 전반적으로 30%정도의 성장을 「마크」했으며 지붕개량사업의 규모가 확대된 올해(32만5천동)에는 더욱 신장될 것으로 보인다.
더우기 정부가 이 사업을 73년 50만 동, 74년과 75년에 각 60만 동으로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을 세우자 「슬레이트」업계는 이에 편승, 증설「붐」이 한창이다.
지난 연말부터 금년 하반사이에 금강이 월산 능력 15만장(3자×6자의 골「슬레이트」기준) 의 「슬레이트」제작기 4대를 증설한 것을 비롯, 한국 3대, 제일 1대, 동양 2대 등 모두 10대를 증설했다.
기존 「메이커」의 증설 뿐 아니라 「슬레이트」업계에 호황이 엿보이자 신규업자도 등장하고 있다. 「시멘트」「메이커」인 대한양회는 제작기 3대를 도입, 내년 1월 시판을 목표로 경북문경에 시설중이며 역시 「시멘트」생산업체인 고려「시멘트」는 산하에 중앙 「슬레이트」를 발족시켜 「슬레이트」제작기를 외국에 발주해놓고 있는데 내년 6월께 전남 장성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슬레이트」업계는 농어촌 지붕개량사업 외에도 올해부터 예년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난 정부지원 주택건설사업과 수해복구주택(1만8천동)의 수요로 현재 하루 16시간씩 완전 가동하고 있지만 현재수요의 대종을 이루고 있는 새마을지붕개량사업이 76년에 끝나게되면 다시 시설과잉에 의한 불황에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슬레이트」업계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젯점은 판매시장을 내수에만 의존할 뿐 수출에 의한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한정된 국내시장만으로 「슬레이트」업계가 계속 호황을 누리기 위해서는 신제품의 개발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한국「슬레이트」와 금강 「슬레이트」는 지난 71년말부터 「슬레이트」기와를 새로이 생산, 꽤 많은 재미를 보았는데 한국은 최근에 다시 보온단열재 「시리카·커버」와 「시리카·보트」를 개발, 시장에 첫선을 보였다.

<「페인트」>
「페인트」업계는 연간 20%씩의 착실한 성장을 누려왔다.
특히 금년 들어서는 정부가 주요도시 및 간선도로변의 미화·조경사업을 적극적으로 벌인데 힘입어 60여 「페인트」생산업자들은 예년보다 10%이상 더 높은 신장률을 올렸다.
「페인트」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2백가지 이상의 제품이 생산되고 있는데 이는 크게 주택 및 건축물용·공업용·선박용·기타용 등 네 가지로 나뉘어진다.
연간 4만t의 「페인트」제품이 생산되고 있는데 이중 70%이상이 건물용으로 금년에 「페인트」업계에 호황을 가져다준 것은 건물용 「페인트」가운데서도 주력제품인 수성 「페인트」가 예년에 없이 40%이상의 매상증가를 가져온 때문이다.
지난 8, 9월 정부의 미화작업이 전국에 걸쳐 대대적으로 벌어졌을 때는 시중에 수성「페인트」가 절품 현상을 빚기도 했었다. 이에 따라 금년 중 20여 개의 소규모 「페인트·메이커」 (수성 「페인트」전문)가 새로 등장하기도 했다.
또 공업화 추세에 따라 각종 공업용「페인트」의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으며 고속도로 및 고속화도로망의 확충에 따라 도로용「페인트」 소요량이 증가, 업계의 호황을 가속시키기도 했다.
「페인트」는 현재 원료의 70%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제품가가 외국에 비해 비싸기 때문에 해외수출은 거의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
이 때문에 「페인트·메이커」들은 내수개발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는데 대한「잉크·페인트」, 건설화학 등 「톱·메이커」는 외국과 기술제휴, 현재 거의 외국산에 의존하고 있는 선박용「페인트」등 고급「페인트」개발에 힘쓰고 있다.
특히 대한 「잉크·페인트」는 판매시장확대방안의 하나로 산하에 「잉크」와 「페인트」를 사용하는 계열공장인 「플라스틱」조화 및 「플라스틱」제품공장과 인형·완구공장(대협)을 발족시켰는데 인형·완구는 미국의 최대 완구판매회사인 「마텔」과 계약하여 지난 10월말 현재 5백만「달러」어치의 제품을 수출했으며 「플라스틱」조화도 1백2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페인트」는 가격·질 등 문제 때문에 당분간은 수출이 어려우나 문화수준상승·공업화추진 등으로 내수가 계속 증가할 전망이어서 대한은 내년 중에 시설을 50% 증설할 계획이며 삼화「페인트」도 판매전담회사를 설립해 놓고 있다. <김한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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