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제주도 「파이내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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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파이내플」. 제주도는 겨울이 온 것 같지 앉다. 향긋한 풍취로 열대를 느끼게 하는 남국의 열매가 제주도에 푸짐하다.
제주에 「파이내플」이 처음 재배된 것은 지난 64년.
서귀농업고등학교 강무종 선생이 시험용으로 부산의 꽃집에서 대여섯 그루를 사들였다는 것이다. 2년의 재배 끝에 강씨는 66년 대량 재배의 확신을 얻어 일본에서 「스페셜·아마레루」·「사라와크」 등 5종을 들여왔다.
서귀포의 남의 밭 3백평을 빌어 빚을 내어 「비닐·하우스」를 짓고 본격적인 재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시험재배로 자신을 가졌으면서도 기업적으로 성공할지 불안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경제 작물』이라고 강씨는 말한다.
생산된 「파이내플」은 관광객마다 한두 개씩 사갔다. 69년에는 중문리에 땅 1천여 평을 사들여 6백여 평의 「비닐·하우스」를 만들었다.
연중 20도 안팎의 「비닐·하우스」속은 여름의 열기가 꽉 찼고 두 주먹만큼이나 한 「파이내플」이 위로 솟구쳐 달렸다. 무게는 보통 한 개에 2㎏이고 값은 1천원. 올해는 3백평 「하우스」 속의 3천그루 가운데서 2천개쯤 따 2백만원의 수입을 올릴 것이라 한다.
그밖에 묘목을 판다. 2년생 하나에 3백원. 한 해에 제주도와 남해에 평균 1만그루를 판다고 한다. 이 수익이 3백만원. 1천평의 땅에서 5백만원의 수입이다.
「파이내플」은 『일단 「비닐·하우스」를 만들고 심어놓으면 묘목생산이나 관리에 거의 손이 안 들고 병충해도 없어 소독함 필요도 없다』-5인의 가족이 1천평 정도 가꾸기는 안성마춤.
지금 제주도에는 서귀포의 허택선씨 등 천여 명이 「파이내플」 재배를 하고 있다. 면적은 5천평 정도.
지금은 가공공장이 없어 힘들지만 몇 해 지나 가공공장이 서게되면 국내에서 생산한 통조림「파이내플」을 싼값으로도 공급할 수 있다는 것. <제주=신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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