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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민회관, 연주회 전용으로 새 단장 '꿈의 콘서트홀' 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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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대구시민회관 ‘그랜드콘서트홀’ 무대에서 배선주 관장이 연주회 전용으로 새 단장한 공연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소리가 잘 울려 콘서트를 감상하기에 아주 좋았습니다.”

 대구음악협회 최승욱 회장이 지난달 29일 대구시민회관에서 ‘아시아 오케스트라 페스티벌’ 개막 공연을 본 소감이다. 그는 “합창과 오케스트라의 음이 깨끗하게 잘 들리고 잔향도 적절했다”며 “음악인들에게 ‘꿈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7시30분 열린 개막공연에는 1000여 명이 관람해 성황을 이뤘다.

 강연·전시·공연 등 다목적 용도로 사용됐던 대구시민회관이 클래식 공연 전용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대구시는 2011년 3월 착공한 시민회관 개·보수 공사를 마치고 이날 재개관했다. 건축학적 의미가 있는 처마 모양 지붕과 기둥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헐어내고 새로 꾸몄다. 시민회관은 1975년 준공돼 낡은 데다 주차장도 좁아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을 하자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시는 한국자산관리공사와 함께 559억원을 들여 개·보수를 마쳤다. 이에 따라 대구의 1000석 이상 공연장은 모두 8곳에 객석은 1만1300여 석으로 늘었다.

 중구 태평로의 시민회관 광장 서쪽에는 대공연장인 ‘그랜드콘서트홀’이, 동쪽 건물 3층에는 ‘챔버홀’이 있다. 이는 수도권 이외 지역에선 처음 선보인 음악회 전용 무대다. 그랜드콘서트홀 크기는 폭 20m(무대 쪽), 무대에서 객석까지 30m, 높이 15m다. 슈박스(Shoebox) 형태로 만들어졌다. 구두를 넣는 박스란 뜻으로 무대와 객석이 직육면체의 통 모양이라는 의미다. 소리가 잘 울려 생생한 음향을 들을 수 있 다. 음향 반사판을 설치해 음이 실내에 고루 퍼지도록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랜드콘서트홀의 잔향 시간(소리가 남아 있는 시간)은 만석 기준 2.08초. 연주회에서 악기소리 등을 감상하기에 가장 적합한 수치다. 잔향이 너무 길면 소리가 겹쳐져 명확하게 들을 수 없고 너무 짧으면 명료하긴 하지만 음이 풍부하지 않다. 시민회관 박병달 무대감독은 “객석 어느 곳에서도 생생한 음을 즐길 수 있다.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시설”이라고 소개했다. 연주회 전용공간인 만큼 무대와 객석 사이가 1m에 불과하다. 전체 객석은 무대 정면 1, 2층과 양 벽 쪽의 발코니석 3개 층 등을 합쳐 모두 1284석이다.

 챔버홀은 244석인 소공연장이다. 독주회나 독창회 또는 실내악 연주를 위한 공간이다. 시민회관에는 대구시립교향악단과 시립합창단이 상주하며 공연한다.

 배선주 시민회관장은 “공연장 특성화를 위해 철저하게 클래식과 합창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대구가 ‘공연 도시’인 만큼 전국을 넘어 아시아의 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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