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각료회담 개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제6차 한·일 정기각료회의가 한국 측에서 태완선 경제기획원 장관을 수석으로 한 8명의 대표와 일본측에서 「오오히라」외상을 수석으로 한 7명의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5일 상오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막됐다. 한국측 수석 대표인 태완선 경제기획원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한·일 양국은 지리적 특수성뿐 아니라 그 추구하는 목적과 이상이 갈다는 점에서, 또한 최근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처하고 있는 국내외 정세가 양국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시련을 몰고 오고 있다』고 지적, 양국의 긴밀한 협력이 절실함을 통감케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태 장관은 『한·일 양국이 진심으로 공동목표 달성을 위해 성의 있게 협력하고 노력만 한다면 우호관계의 증진은 물론 나아가서 지역발전에 보다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본측 수석대표인 「오오히라」외상은 『한반도에서의 긴장완화 움직임에 지대한 관심과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 남북 공동성명과 제1차 적십자 본 회담을 둘러싼 한국측의 노력과 「이니셔티브」를 진심으로 환영하며 앞으로도 꾸준한 노력이 계속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오히라」외상은 『한·일 두 나라는 일의 대수 관계에 있기 때문에 우호협력 관계를 증진하는 것은 양국의 발전을 위하여 바람직한 일』이라고 강조, 한국과 관계증진에 노력하고, 나아가서 경제발전이 이룩되는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오오히라」일본 외상은 『일본이 국제정세의 변호와 동북아의 평화라는 배경 하에서 중공과 관계개선을 추진하나 한국을 비롯해 우방제국의 이익과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여 신중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하고, 대북한 접촉에 있어서는 『인도·문화·스포츠·민간경제 등의 교류는 제한된 선에서만 진행될 것이나 일본 정부로는 한국과의 우호협력 관계의 유지·발전을 기본 정책으로 하여 한국 정부의 입장과 이익을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개회식에 이은 전체 회의는 ▲양국관계 일반 및 국제정세 ▲양국의 경제정세▲경제협력 문제 ▲무역 문제 ▲농수산 문제▲교통운수 문제 ▲재무 문제 등 7개항을 공식 의제로 채택하고 개별토의에 들어갔다.
김 장관은 또 일본의 대북한 접촉범위 확대가 막 시작된 남북대화의 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특히 대북한 전략물자 수출, 수출입 은행자금 사용, 재정차관, 장기 연불 수출 등 북한의 전력 증강을 가져올 성격의 경제교류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정부 입장을 밝혔다.
한편 경제관계회의에서는 3차 5개년 계획기간 중(72∼76년) 계획사업 추진을 위해 10억「달러」, 농촌 개발지원 10억「달러」, 원자재 차관 3억「달러」 등 23억「달러」의 차관을 요청, 사업「리스트」를 일본측에 제시하는 한편 지금까지 상업차관 위주의 대일 외자도입을 재정차관 중심으로 바꿔줄 것을 일본측에 요청했다.
한·일간의 무역 증진을 위해 일본측이 관세를 인하하고 대한 수입제한 품목을 완화해 주도록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태완선 경제기획원 장관은 일본측에 대해 3차 5개년 계획과 관련한 경제협력에 있어서 안정을 위한 물자차관을 이미 합의된 5천만불 외에 추가로 제공해 줄 것과 성장을 위한 자금으로 1억7천5백만불, 균형을 위한 지원으로 새마을 사업에 8천만불 등 최소한 3억5백만불 이상을 올해 사용 분으로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일본측은 하오의 개별회의에서 규모와 조건 등을 결정짓자고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