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스팍 참석 득실 저울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6월 국회를 연 다면서도 공화당은 공동소집이라야 한다는 반면 신민당은 공동소집은 못하겠다 해서 신경전.
신민당 안에서 유진산씨 같은 이는『의제조정도 원만히 해야 할 테니 공동소집도 무방하다』는 주장이지만 이는 소수의견.
김대중·김영삼 의원은『야당이 단독 소집했다는 트집을 잡아 세 차례나 국회를 외면했던 공화당이 국회 문을 열 필요가 생기니까 공동소집이라야 한다니 신민당은 바지·저고리인 줄 아느냐』면서『국회가 공동소집이 돼야만 회의가 성립된다는 전례가 생기면 앞으로의 야당활동에도 문제가 있으니 아예 공동소집일랑 생각지 말라』고 단호한 태도고, 김재광 총무도 두 김씨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김수한 대변인도『우리로선 우리대로 갈 길을 가고 공화당도 그들이 필요하면 국회에 들어오면 될 것 아니냐』고.
반면 공화당에선 공동소집이 되기 전에는 먼저 소집요구서는 안 내기로 했다.
7일하오 백남억 당의장, 구태회 정책위의장, 길전식 사무총장, 현오봉 총무가 모인 간부회의서 이런 결정이 내려져 총무 단은 야당의 무반응에도 불구하고 8일까지 연 나흘째『공동소집을 위해 총무회담을 하자』고 재촉하고 있다.
공화당이 신민당의 고 자세에도 불구하고 계속 협상하자는 건 공화당이 단독 소집한 국회에 신민당 의원이 출석하면 신민당은 아량이 큰 정당이 되고 그렇다고 야당이 단독 소집한 국회에 이제 와서 나가기도 쑥스럽지 않느냐는 것.
이래서 공동소집에 노력하고 끝내 안되면 신민당이 소집요구서를 낸 날 그 날짜와 맞춰 공화당도 소집요구서를 내서 효과 면에서 공동소집이 되는 국회를 만들기로 했다는 것.
신형식 대변인은 8일『총무 단 뿐 아니라 당 간부들이 대야접촉에「올·코트·프레싱」 하기로 했다』면서『국회가 늦어진다면 그것은 공화당 책임이 아니지 않느냐』고.
국회정상화를 촉구하기 위해 5일간의 단식을 끝내고 서울시내 견지 동 조광현 내과에 입원한 김홍일 신민당수의 회복상태는 아주 양호하다는 주치의의 말.
그 동안 미음과 쇠고기조림 간장만으로 식사를 대신해온 김 당수는 단식 후 처음 미음 죽을 들면서『이렇게도 맛이 있느냐』고 연발해 주위사람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 당수는 7일부터 콩나물국·달걀반숙·우유 둥을 조금 들었고 8일 하오부터는 소량의 밥을 먹을 수 있어 빠르면 9일 하오엔 퇴원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김 당수가 입원한 조 내과 306호실엔 많은 당 간부 외에도 이인 이응준씨 등 당 외 사람들이 다녀갔는데 공화당 쪽에선 한사람도 와 보거나 전화 걸어온 일이 없어 차가운 정치의 단면을 실감한다고 주위서 한마디.
일본의「후꾸다」외상은 오는 14일 서울에서 열릴「아스팍」각료회의 참석문제를 미정으로 둔 채 득실을 저울질하고 있는 듯.
「후꾸다」외상은 6일 참의원 외무위에서『한국정부에 참석할 것을 통고했지만 아직 최종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증언, 지난 5월15일『일본의 외상으로 참석할 생각』이라고 했던 발언에서 한 걸음 물러선 것.
「후꾸다」외상의 이런 망설임의 표면적 이유는『중요문제가 의회에 계류 중이어서…』라는 것.
그러나 정계 관측통들은『중공이「아스팍」을 반공 군사동맹으로 비난해 왔다는 것 때문에 차기 자민당총재 경쟁에서 대 공산권 외교에 의욕적이라는 그의「이미지」가 흐려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그러나 불참해서 받게 될 회원국의 비난이란 틈바구니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동경=박동순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