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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육성 위한 정책 지원을|전국 잡지인 대회, 5개항 결의문 채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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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 잡지 협회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70여년 잡지 사상 처음으로 전체 잡지인이 한 자리에 모인 제1회 전국 잡지인 대회를 20일 하오 2시 서울 YMCA강당에서 열었다.

<민족 수난기에 태어나 황금기 없었던 잡지사>
1896년 「독립협회 회보」로부터 비롯되는 한국의 잡지는 민족의 수난기에 태어나서 일제 36년의 암흑기를 지나고 6·25의 비극을 맞는 등 한번도 잡지의 황금기를 가져 보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렀다.
71년 말 문공부 집계에 따르면 한국의 잡지는 6백87종에 모두 2백88만7천8백부가 발행되고 있다.
그러나 수적으로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잡지 사상 처음으로 발행 부수 10만대를 넘어선 여성지 및 소년지 와 몇몇 종합지·문예지 등을 제외하면 모두 기업의 영세성으로 혹심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잡지인 대회도 이러한 경영난의 타개책과 함께 사회로부터 소외되어 온 잡지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잡지 문화 육성을 위한 정부 당국의 강력한 잡지 정책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날 대회는 『비상사태 하 잡지의 진로』(오재경), 『잡지인의 자아비판』(최원식), 『잡지가 사회에 기여한 공로』(조덕송), 『잡지의 당면 문제』(조연현) 등 강연보다는 현안 문제 토론에 더 중점이 주어졌다.

<시대적 중요성 점고 불만도 높은 잡지인>
조연현씨가 사회한 잡지인들의 토론에는 잡지 자체의 체질개선이나 경영 합리화 등의 문제보다는 그동안 사회적 푸대접을 받아 왔다는 잡지인들의 누적된 불만과 정부의 잡지 정책 부재에 대한 문제들이 주로 제기 되었다.
잡지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는 것이지만 특히 다양한 정보 문화 시대라는 오늘날 잡지 「저널리즘」의 기능은 날이 갈수록 증대해 가고 있는데 비해 지금까지 한국의 잡지 언론이 소외되어 왔다는 것은 잡지인들의 책임과 사회적 인식부족이라기 보다는 「비전」이 없는 당국자들의 편파적 언론 정책 때문이라고 지적되었다.
잡지는 신문·통신 등록법에 의해 똑같이 구속받으며 또 정부의 요망에 의한 윤리적 규제 등을 받고 있는 반면 잡지 육성을 위한 혜택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날 대회는 잡지에 관한 모든 문제점들을 토의하고 ①잡지인 모두 문화 발전의 기수로서 잡지 언론 본연의 사명에 충실할 것을 재삼 다짐한다. ②양식 있는 잡지 언론인으로서의 긍지를 가져 퇴폐 풍조와 사회 부조리를 단호히 배제한다. ③당국의 미온적 잡지 정책과 타 언론과의 차별을 즉각 시정해 줄 것을 촉구한다. ④조국 근대화에 무엇보다도 시급한 정신 계발을 위해 잡지 언론의 지도력과 영향력을 십분 발휘한다. ⑤잡지기자의 취재 문호를 개방하고 잡지 육성을 위한 당국의 각별한 정책적 배려를 촉구한다는 등 5개항의 결의문을 전체 잡지 인의 이름으로 채택했다.

<4·l9후론 9백종까지 71년 말 6백87종 기록>
1908년11월1일(잡지의 날)에 창간된 육당의 「소년」을 비롯, 「창조」「신천지」「삼광」「조선지광」「폐허」 등 초창기의 잡지들은 일제 침략에 항거, 눈부신 활약을 했지만 대부분 일제의 탄압으로 강제 폐간되는 등 고난을 겪어야 했다.
해방 후부터 6·25동란까지는 약60종이 발행되어 명맥을 유지했고 4·19직후에는 9백여 종이라는 놀라운 숫자로 불어나기도 했다.
5·16후 2백29종으로 줄었던 잡지들은 다시 사창의 전문화와 세분화에 따라 차츰 늘어나 71년 말에는 6백87종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업산 발전에 따른 각종 전문지들도 2천부 정도의 적은 발행 부수로 명맥만을 잇고 있다.
문공부 통계에 의한 한국 잡지의 부문별 발행 종류는 종합지 9종(13만5천부), 여성지 7종(36만부), 문예지 15종(15만5천5백부), 대중지 12종(11만2천부), 소년지 14종(23만부), 교육지 19종(15만9천5백부), 학습지 11종(11만부), 국제·정치·사회·법률지 42종(12만6천5백부) 취미·오락지 30종(8만8천부), 기타 77종(12만부) 등이다.
평균 발행 부수로 보면 역시 여성지가 평균 5만1천부로 압도적으로 많으며 다음은 소년지(1만6천부), 종합지(1만5천부), 문예지(1만부) 등의 순이다.

<종별 숫자 많기론 경제 경영지 53종>
직별로는 53종의 경제·경영지(15만4천5백부), 50종의 종교지(9만5천부)가 가장 많고 발행 부수가 많은 여성지는 7종밖에 안되어 제일 적은 편이다.
가장 종류가 많은 경영지·종합지들은 평균 발행 부수는 적은 편으로 각기2천9백부, 1천9백부 정도. 또 의학·과학·기술자들은 44종에 7만4천부가 나오고 있지만 평균 발행 부수는 1천6백부로 많이 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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