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만의 자매해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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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6·25동란으로 소식이 끊겼던 이옥영 여인(43·강원도 춘천시 약사동 2구4반125)과 이복임 여인(29·전남 목포시 죽교동 4구24반)의 자매가 헤어진 지 27년만인 18일 상오10시 총무처 정부민원상담실에서 극적으로 재회했다.
이들의 재회의 실마리는 동생인 복임씨가 지난 1월24일 『6·25때 부모 형제 6인 가족이 모두 학살된 사람으로 최근 출생지인 전남장성에 호적조회를 해보니 큰언니가 내 나이 세살 때 서울 효자동 27번지에 사는 목촌순명에게 시집간 것으로 되어있으니 언니를 찾아달라』는 진정서를 정부민원상담실에 보낸 것이었다.
민원상담실은 이 진정을 받고 법원·서울시·국립도서관·종로구청장 등 관계기관에 조회한 결과 종로구청에서 이옥영 여인이 춘천시 약사동 125번지 32반에 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11일에 언니인 이 여인은 민원상담실을 찾아와 진정인 이복천 여인이 자기동생임을 확인했고 민원상담실은 이날 편지로 동생인 이 여인에게 언니를 찾았음을 알리고 적당한 시기에 상경, 상봉토록 주선해 이날 만나게 된 것이다.
언니를 만난 이 여인은 『우선 언니가 사는 춘천으로 가보겠다』고 기쁨을 억누르지 못했다.
언니는 3년 전 남편을 잃고 춘천에서 4남2녀와 구멍가게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으며 동생은 남편 김석주씨(46)와 1남2녀가 같이 살고 있다고 서로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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