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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재탕 많은 예결위질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예결위는 일요일인 28일 밤 12시를 넘기면서까지 정책질의를 벌여 야당의원들은 『전시국회도 아닌데 이게 뭐냐』고 투덜대면서도 짧은 질문시간을 능률적으로 활용치도 못했다.
정책질문엔 공화당에서 이우현 의원이 나섰을 뿐 신민당의원이 발언대를 독차지하다시피 했으나 질문내용이 대부분 국감 또는 상위예심에서 논진 된 것뿐이어서 답변하는 각료들은 『이 문제는 지난번 국감 때(또는○○상임위에서)도 자세히 말씀드렸지만…』하고 간단히 언급하거나 『양해하시면 생략하겠습니다』면서 슬쩍 넘어가기가 일쑤.
김수한(신민) 의원은 서두에 『내 질문은 어제 박병배 의원의 질문과 같은 내용』이라고 전제하고 수도권방위문제 등에 관한 질문 아닌 소견발표형식을 취하는가하면 홍창섭(신민) 의원과 더불어 영등포구 반포동 매립지 공사문제를 재탕, 삼탕했으며, 이종남(신민) 의원은 한진 상사·대한농산 등의 이름을 계속 들먹였고, 김원만·신상우 의원은 석탄산업문제를 재탕, 김녹영 의원은 지난 선거얘기로 소리만 질러댔다.
휴일의 예결위서 유재흥 국방장관이 우리말을 일본식으로 발음한다고 김녹영(신민) 의원이 꼬집어 신경전.
김 의원은『국방장관의 말이 어느 나라 말인지 의심했다』면서 『일본서 오래 살았다지만 해방 된지 몇 년인데…민족의식이 희박한 탓이 아니냐』고 했다.
이 말로 분위기가 굳어지자 김봉환 위원장은 속기록에서 이말 만은 빼도록 했고 공화당간사인 유승원 의원이 김 의원을 유 장관자리로 데려가 화해하도록 주선, 김 의원이『악의 없는 말이었으니 양해하라』면서 손을 내밀었으나 얼굴이 빨개진 유 장관은 선뜻 손을 잡지 않고 머뭇거리다 마지못한 듯 어색한 악수를 했다.
위원회는 이 문제로 입씨름이 날까봐 유 장관의 답변을 생략기로하고 유 의원→김 위원장→김영선 통일원장관→김종필 총리→김현옥 내무장관이 차례로 유 장관을 만류했으나 이를 뿌리치고 답변 대에 나온 유 장관은『내 말에 사투리가 있어 김 의원에게 걱정 끼친 것을 죄송하게 생각한다. 나는 해방직후 귀국하여 군번3번으로 창군에 참여했고 낙동강에서 압록강까지 군을 지휘했으며 내 아버지도 육군소장(유승렬씨)이었고 조카도 중대장으로 근무 중』이라고 신상발언을 했다.
김학렬 경제기획원장관의 와병으로 김종필 총리가 경제문제에 대한 질문공세까지 도맡았다.
야당의원들은 감사 때부터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김 기획원장관의 병명을 대라고 했는데 박병배 의원이 28일『어제 김 총리가 김 장관이 위 수술을 받아 중태라고 했는데 내가 알아보니까 10년 전에 수술했다더라』고 하자 김 총리는『전에 수술한 곳이 재발했다고 말한 것을 박 의원이 잘못 들은 것』이라고 해명.
김 총리는 장성환 교통장관의 해임이유를 질문 받고『본인이 사퇴이유를 밝히지 않아 잘 모르겠으나 국회 스캔들과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고 남덕우 재무·김보현 농림장관도 산은총재와 농협중앙회장이 돌연 바뀐데 대해 『산은총재는 건강상 이유로, 농협회장은 임기가 다되어 사표를 낸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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