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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무 국감 요구 자료 백50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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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가 안보 문제에 대해 여야 당 간부들의 탁견과 지도를 해 주신데 감사한다』. 김종필 국무총리는 8일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여야 중요 당직자 회담에 나와 최근의 일본·북괴 접근 동향을 보고하면서 지난주 그의 외유 중 발표된 여야 공동 성명에 대해 이같이 인사했다.
네번째 열린 이날 회담은 중공 「쇼크」로부터 초점을 돌려 일본·북괴의 접근을 비롯한「아시아」의 전반적 정세에 대해 보고를 듣기로 하고 김 총리를 부르게된 것.
백두진 의장은 중진 회담을 안보 협의 기구로 발전시키는데 대해서는 『어떤 형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는 일의 내용이 중요하므로 그런데는 신경을 안 쓰는게 좋겠다』면서 협의 기구 구성 문제는 뒤로 미루었는데 이는 야당과의 사전 절충이 덜 됐기 때문인 듯.
국회 재무위의 외환은행에 대한 6일의 감사는 야당 측이 요구한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는 말썽 때문에 하마터면 감사가 연기될 뻔했다.
야당 의원들은 오래 전부터 고액 대출, 외화 대부,「유전스」, 고액 연체 대출자의 액수와 명단을 제출토록 했는데 외환은행뿐 아니라 모든 은행이 이를 제출하지 않은 것.
야당 측은 『이러면 감사를 할 수 없다』고 했으나 재무부와 은행측은 『기업의 비밀 유지와 은행의 신용상 업체 별로는 제출할 수 없다』고 맞서 낮 12시50분부터 5시10분까지 정회를 하면서 절충을 벌인 끝에 업체 명은 밝히지 않고 부호로 표시하여 15일까지 내기로 양해가 성립돼 감사에 들어갔다.
감사가 시작되자 주택은행 감사 때 틀린 숫자를 주장해 물의가 있었던 김용성 의원 (신민)은 『정보에 근거한 질의를 하려다 수치가 틀려 재무위 국감 위신을 누락시킨데 대해 동료 의원들에게 사과한다』고 발언해 뒤끝을 깨끗이 마무리 했다.
지방 감사를 마치고 8일 내무부 감사에 착수한 내무위는 자그마치 1백50여 항목에 달하는 자료 제출을 요구하여 내무부 당국자들을 당황케 했다.
김상현 의원 (신민)은 경찰 정보비 내용 등 43개 항목의 자료 요구를 유인물로 만들어 제출했고 다른 여야 의원들이 요청한 자료 가운데는 「파찡꼬」「카바레」의 숫자로부터 지난 선거 기간 중에 일반인들에게 준 감삿장·표창장 수여 상황에 이르기까지 다채롭다, 1시간에 걸친 자료 요청이 너무 많았음인지 차지철 위원장은 『내용을 파악 못한 것이 있느냐』고 김현옥 내무부 장관에게 묻고는 『이미 내준 감사 자료 중에 중복되어 있는 것은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르기도.
농협 감사에선 농촌 출신 의원들이 많아 훈계조의 발언이 많다.
6일 농협 전북 지부 감사에서 김재춘 (무) 의원은 『전북은 전봉준이 농민 혁명을 일으켰던 역사가 있다』 면서 『이곳 농장은 다른 곳보다 농민의 생활 향상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했고 정규헌 (신민) 의원은 『대통령 선거가 있기 전인 지난 4월에 농사 자금이 대량 방출되고 5, 6월에는 한푼도 나가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농협 지부장은 3시간 넘게 동문서답을 계속하다 마지막에 『질의가 시원찮아 죄송합니다』고 실언을 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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