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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외롭다|일반아·수용아 특성비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일반어린이는 형제간의 반목이 심하고 보호시설에 수용된 어린이는 35.6%가 부모들이 버린 유기아동이며 일반어린이는 칭찬 받기를 좋아하고 수용아동은 부모사랑의 부족으로 항상 음식에서조차 허기를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 서울시립아동상담소가 처음으로 실시한 「일반가정아동과 시설아동의 특성비교연구」에서 밝혀졌다.
또한 가출과 부랑 및 유기로 빚어지는 수용아동들의 대부분이 빈곤에서보다 부모들의 무관심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새로운 사실도 나타났다.
「샘플」 조사방법을 통해 두 집단을 ①일반아동 ②일시수용아 ③장기수용아 등으로 구분, 일반아동 1백명과 시설수용아동 90명에 대해 실시한 조사결과 일반아동의 33%가 양옥에 살고 있는데 비해 수용아동 중 유기아동이 35.6%나 된다는 것이다.
이 비교 조사연구는 비행아동 및 청소년을 효과적으로 지도하기 위한 자료를 얻기 위해 실시, 5일 어린이날에 발표된 것이다.
시립아동상담소는 이 조사결과 청소년지도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위환경의 개선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 「아파트」를 지을 때나 택지를 조성할 때 반드시 어린이공원 및 녹지대 등 아동복리시설을 설치해야 된다고 관계당국에 건의했다.
또 빈곤과 부모의 무관심을 비행아의 제일 큰 발생 요인으로 지적했다.
가정의 화목도는 일반아는 형제와의 불화가 43%로 제일 높고 수용아는 부모와의 불화가 28.7%로 제일 커 대조를 이루고 있다.
애정 관리면에선 수용아는 특성이 나타나 있지 않으나 일반아동 중에서 남자는 어머니를 좋아하는 편이 66%로 제일 많고 아버지가 14%, 이웃어른 9%, 형 4%, 누나 2.2%…순으로 되어있고, 여자는 50%가 아버지를 좋아하며 다음이 어머니로 32%, 선생님 8%, 이웃어른 6%, 오빠2%…순으로 나타나 뚜렷한 「외디프스·콤플렉스」현상을 보여 주고 있다.
이같이 아동의 이성관계는 이성의 부모에게서 애정을 느끼고 있으므로 적절한 성교육이 요망된다는 것이다.
일반아는 2차적 욕구(칭찬)와 수용아는 1차적 욕구(식욕)가 지배적이므로 교사와 아동복리 지도원은 이점을 교육에 적응 시켜야 하며 TV·만화 등이 아동에게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 불량만화 추방과 「매스컴」의 자숙을 바랐다.
아동상담소의 성경훈 심리판정부장은 문제·부랑아동의 제일 큰 발생 요인이었던 「빈곤」이 국민생활 수준 향상에 따라 점차 「부모의 무관심」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 문제는 아동들을 치료·예방할 「케이스·워커」 대량 배출이 무엇보다 긴급하다고 말했다.
성부장은 또 현재 서울에는 최소한 1백여명의 「케이스·워커」가 필요하나 지금 아동복리 지도원은 18명뿐인데다 그나마 이들에 대한 대우가 형편없어 문제 아동지도에 대한 실효는 거의 거둘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채영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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