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군수출신 김두관 행자장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김두관(金斗官)신임 행정자치부 장관은 시골 마을 이장으로 지방 행정에 첫 발을 내디딘 뒤 정부.자치단체 조직을 총괄하는 행정기관의 수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1995년 민선 1기 때 전국 최연소 기초자치단체장(남해군수.당시 37세)에 당선됐다. 남해군수를 연임한 뒤 지난해 6월 경남도지사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지만 7개월여 만에 참여정부 최연소(44)장관으로 발탁됐다.

주변 사람들은 金장관을 '리틀 노무현'으로 부른다. 분배정의에 대한 신념과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삶이 盧대통령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金장관은 경남 남해군 고현면 이어리에서 농부의 6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나 가난한 유년기를 보냈다. 고교 졸업 후 방송통신대에 다니며 농사를 짓다가 경북전문대 행정과를 마쳤다.

동아대 정외과에 편입해 87년 졸업한 뒤 낙향, 남해농민회 사무국장으로 농민운동을 시작한다. 3년간 마을 이장도 지냈다. 민선 군수 시절 기자실 폐쇄 등 튀는 정책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盧대통령과의 인연은 지난해 경남도지사 선거 때 "노풍(盧風)의 주인공이 되겠다"며 민주당에 입당, 경남도지사에 도전하면서 시작됐다.

金장관을 맞는 행자부의 분위기는 당혹감과 기대감이 엇갈린다.

한 고참 과장은 "민선 단체장들이 기초단체장 출신인 젊은 장관의 지시를 잘 따를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공무원직장협의회 측은 "지방 분권화를 이끌어 낼 인물"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金장관은 "고참 관료들의 경험을 배우고 후배들을 따뜻하게 대하면서 조직을 추슬러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인 채정자(42)씨와 1남1녀.

이기원.김상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