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별 겨울 방학 숙제 (4) 두산 베어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비록 막판 뒷심부족으로 5위로 마감해야 했지만, 두산베어즈는 여러가지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다른 구단에 비해 풀어야 할 과제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1. 투수력

박명환-레스라는 원투펀치가 제 힘을 내면서 연일 등판에 지친 미들맨들에게 힘을 불어줄 만큼 위력을 발휘했다. 여기에 내년 시즌에는 구자운이 본격적인 선발로테이션에 가세하게 되어 1~3선발은 남부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투수진이다. 올 시즌 12승을 기록하며 선전했던 콜의 빈자리가 커보이는 것이 선발진의 약점이고 과제로 볼 수 있다.

언뜻보면 타 구단에 비해 많은 투수가 등판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 마운드에 오르는 선수는 열손가락을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인적자원에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는 약점이 나타날 수 있는 선수 구성이라 할 수 있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이혜천,차명주,이상훈,이재영은 이미 정평이 나버린 공포의 미들맨. 올 시즌에도 70게임에 육박하는 등판이 있었지만, 지난 시즌에 비해 부담은 적었다. 지난 시즌 5이닝을 채우지 못했던 투수들에 비해 올 선발진은 든든했기 때문이고, 진필중이 초반 부진을 털고 위력을 과시하며 마무리를 담당했기 때문이다.

진필중이 초반 독주를 예상했던 구원타이틀에서 의외의 복병인 조용준을 만나 2위에 그쳤지만, 진필중 스스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할 수 있는 한 시즌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었다. 또한 메이저리그 진출 좌절과 함께 훈련 부족으로 초반 감독의 마음을 애태웠던 것에 비하면 오히려 괜찮은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진필중 스스로 FA자격을 취득한 후 마음 편하게 해외 진출을 시도할 것으로 보여 내년 시즌에도 진필중은 두산의 뒷문지기로 나설 것이 확실하고, 착실한 동계훈련으로 구원왕에 재도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쨌거나 투수력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심선수는 이경필과 신인으로 지명된 노경은이다. 다른 기대주들이 검증되지 않은 것과 달리 이경필은 재활여부에 따라 10승이상을 올려줄 수 있는 투수라는 점이고, 노경은은 투수로써 갖춰야할 모든 조건을 갖춰 제구력과 경기 경험만 쌓이면 두산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어 내년 시즌 투수력 변화에 가장 큰 기대를 할 수 있을 선수들로 예상된다.

2. 공격력

지난 시즌 우승을 이끌었던 타력은 간데없어 고전하였다. 상대 투수들의 혼을 뺐던 정수근과 장원진이 과거만큼 위력적인 공격을 못 보여줬고, 심재학과 우즈는 앞뒤로 김동주의 선전을 가로막으며 팀 타선에 번번히 찬물을 끼얹었다.

현재 두산이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는 우즈와의 재계약이다. 비록 올 시즌 부진한 성적을 냈지만, 우즈-김동주-심재학으로 이어지는 타선은 8개구단 어느팀에 비교해도 맞설 수 있는 전력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들이 2001시즌에 우승할 당시의 파괴력을 찾아준다면 안정된 투수력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 반드시 부활시켜야 할 선수들인 것이다.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살아난다 해도 백업요원이 튼튼하지 못한 것도 두산이 안고 가야할 과제이다. 지난 시즌 교통사고로 인해 내년 시즌 그라운드에서 볼 수 있을지가 의문스러운 송원국만한 선수가 없다는 점이다. 스위치타자에 안정된 내야수비까지 겸비한 그의 능력은 취약한 내야수비에 활력소였다는 점에서 내야 백업이 절대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FA대상자인 안경현과 재계약을 이룬다해도 불안한 내야수비에 대한 우려는 좀처럼 가시지 않는 문제인 것이다.

3. 결론

김인식 감독에게 끝없는 신임을 보낼 것인지는 모를 일이지만, 현재 두산의 전력을 이끄는 핵심은 김인식 감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주력 투수들이 모두 부상에서 허덕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김인식 감독의 마운드 운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할 수 있는 두산의 힘인 것이다.

피타고란스 예상승수(총득점제곱/총득점제곱+총실점제곱*133게임-정규시즌기준-) : 69승 64패

오윤록 명예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