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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스타트』 새해 세계경제|미국과 주요 서방국들 재할금리인하 경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7일 미국의 연방준비은행이 재할인율을 인하하자 불란서가 8일 공금리를 내리고 영국·서독·캐나다·일본도 미국으로부터의 단자유입을 막기위해 월내로 금리인하조치를 단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하는 곧 국제수지를 악화시켜 국제통화불안을 재연시킬 우려가 있으며 주한 인플레를 유발할 요인이 되고있어 새해의 세계경제는 그 스타트에서부터 우울한 기상도를 나타내고 있다.
71년의 세계경제는 인플레가 더욱 가속화하리라는 예측이 뚜렷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 한해동안 선진국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즉 경기정체속에서의 인플레 누진이라는 이상기류에 시달려왔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복합된 것이지만 한마디로 생산성을 상회하는 임금상승때문에 소비수요가 왕성하여 인플레가 진전되는 한편으로 기업은 채산이 악화되어 불황에 빠졌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러한 경제적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선진각국은 인플레를 각오하더라도 경기를 자극해야겠다는 정책적 선택을 단행했으며 그 구체적 의사표시가 재할금리의 인하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금공급량을 증가시켜 기업활동을 뒷받침하려는 이러한 정책적시도는 인플레를 수반하는 것이다.
따라서 70년 하반기부터는 60년대 후반기에 비롯된이상 고금리시대가 종막을 예고하기 시작했다.
재할금리의 인하는 불란서가 지난해 10월20일 재할인율을 7%선으로 내린 것을 스타트로 서독·영국·스웨덴이 이에 뒤따랐고 11월10일에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재할인율을 6%에서 0·25%를 내리자 금리인하 경쟁은 본격적인 단계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미국은 올해 들어서면서 지난 7일 세번째로 5·25%선까지 다시 재할인률를 인하한 것이다.
미국이 금리인하의 선두에 나선 것은 작년 11월의 중간선거에서 민주당보다 열세를 보인데 놀라 차기대통령선거를 위한 포석으로 완전고용예산과 금융긴축의 대폭적인 완화로 정책을 바꾼데 원인이 있다.
이러한 미국의 금리동향에 따라 유로·달러금리(1개월짜리)도 69년 11월중 연10%를 기록했던데 비해 70년 11월에는 6%선까지 크게 떨어졌다.
미국의 긴축완화는 실업을 줄이고 경기는 상승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으나 이에따라 인플레가 재연, 임금과 물가의 나선적 상승을 유발하고 국제수지를 악화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의 경기동향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국가는 서구각국들이다.
약 4백억불의 유로·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서구는 단기 대미채권국이며 미국의 국제수지가 악화한다는 것은 곧 달러 불안의 재연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구주 중앙은행들은 미국의 국제수지악화로 흘러나온 달러를 상당히 보유하고 있어 더이상 달러가 들어오는 것을 원치않고 있다.
서구각국이 금리인하조치를 잇달아 취하는 것도 금리차를 노린 단자유입을 막자는데 목적을 둔 것이다.
때문에 미국이 자국의 경기회복을 위해 절도있는 국제수지 균형을 추구하지 않을 경우 뉴요크 연방준비은행에 금탈환을 요구하거나 구주대륙 통화가 일제히 대달러 환율을 인하, 실질적으로 달러평가절하를 노린 실력행사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1온스 37불선인 국제금시세에 비추어 달러평가절하를 강력히 요구하고 만약 미국의 금리와 유로·달러 금리가 내려간다면 금투기가 다시 일어날 것이라그 서구각국은 신경질적으로 경고하고 있다. 닉슨대통령이 72년 대통령선거를 목표로 완전고용을 실현시키자면 71년중의 실질성장율은 8%를 달성해야만 한다.
이 성장율은 부적당한 성장속도이며 인풀레하의 경제확대가 될것은 명백한 일이다.
미국의 정책여하에 따라 올해의 국제통화 시장은 파란을 겪을 것으로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전체수출액의 50%이상을 의존하고 있는 미국시장의 움직임은 우리나라도 깊은 관심을 갖고 주시할 필요가 있다.
작년중 미국의 불경기로 우리나라의 대미수출이 곤란을 겪었던 사실에 비추어 미국의 경기확대정책은 우리나라의 대미수출 중가에 밝은 재료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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