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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역·멸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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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겨울철이면 가정용식품으로 수요가 부쩍 늘어나는 김·미역·멸치는 맛도 좋지만 영양가도 상당히 높은 식품이다. 옥도·「칼숨」·철분·「비타민B12」 등이 다량 함유된 이들 건조해산물의 올해 시세는 예년에 비해 큰 변동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김은 일본수출의 부진으로 가격이 약간 떨어지고 있다 .
김의 산지로 이름난 곳은 전라남도완도와 충남광천으로 완도에서는 김밥용 굵은 김이, 광천에서는 보드라운 조선김이 주로 생산되고있다.
김을 본격적으로, 따기 시작하는 시기는 11월 초순. 12월 중순쯤으로 접어들어야 제맛이 나게 된다. 가장 싸고 맛있는 김은 보통 1월이 돼야 나오는데 봄·초여름동안 먹을 것을 저장하려면 구정을 지낸 후에 사두면 좋다.
저장해 둘 김은 생산지에서 나와 건조공장을 거쳐 습기를 빼서 나오기 때문에 묵은 김은 뻣뻣한 것이 햇김과 다른 점이다.
김은 얇고 부드러우며 구멍이 적고 반짝이는 것이 좋은 것인데 많은 주부들의 인식과는 달리 까만 색이 도는 것보다는 푸름하고 약간 노르스름한 김이 좋은 품질이다. 까만 김은 주로 진도에서 생산되는 것인데 질기며 맛도 떨어진다.
공장에서 나온 김은 여러 도매상인들의 손에서 포장되기 때문에 상인마다 가격의 차이가 약간 있다. 김밥용 두꺼운 김은 1백장에 최고품이 4백원, 조선김은 4백50원, 최하가 3백50원 정도로 거래되고있다.
미역은 강원도와 경상남·북도의 해변지방에서 널리 생산되며 특산지는 경상남도 울산이다. 미역은 봄에 따기 시작하는데 깊은 물에서 따온 것이라야 돌도 섞여있지 않고 부드럽다. 미역은 바닷물 속에 뿌리를 박고 서있는 것과 돌에 붙은 것이 있는데 돌에 붙어 자란 것은 크기가 약간 작고 억세다. 뿌리로 서있는 것은 대개 깊은 물에 있고 크기도 크며 돌에 붙은 것보다 두껍다.
미역은 여름에 사두는 것이 싸긴 하지만 습기 낀 날씨에 보관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가을이 미역구입에 가장 적합한 시기이다. 미역값은 보통 추석을 전후해서 오르기 때문에 추석 전에 사두는 것이 가장 좋다.
미역도 김과 같이 까만 것보다는 약간 푸릇한 것이 좋다. 붉은 빛깔이 드는 것도 맛이 좋지 않은데 푸른빛에 우들두들한 것이 부드럽고도 풀어지지 않는 좋은 품질이다.
큰 미역은 줄거리도 많고 딱딱하지만 작은 미역은 대개 끓이면 잘 풀어져버리는 단점이 있다. 미역을 고를 때는 두꺼운 것을 고르도록 한다. 울산에서 나온 큰 것 한장에 추석 전에는 7백50원이던 것이 9백원. 최고품으로 꼽는 마산각은 울산각보다는 좀 작은 것으로 30장들이 한축에 2천3백원, 낱개로는 90원 정도로 팔린다.
멸치는 김·미역보다 종류가 다양하고 품질도 여러 가지다. 남해도서지방에서 주로 많이 잡히는 멸치는 5, 6월부터 잡기 시작하여 9월쯤이면 가장 좋은 멸치를 잡게된다.
멸치는 잡은 다음 일단 가마솥에 쪄서 물을 뺀 뒤, 햇볕이 나쁠 땐 온돌에 펴서 말린다. 햇볕에 말린 것은 맛도 고소하고 잘 건조되어 뽀얀 색깔을 띠고있다.
멸치를 고르는 요령은 몸이 곧고 노르스름한 것을 고르는 것이다. 9월 초에 잡은 햇멸치는 기름기가 많은 최고 품질로 국물을 내는데 적당한 것으로 1관에 1천l백원, 9백원, 최하 5백원까지 있다.
영업용으로 많이 나가는 것은 몸이 굽고 굵으며 색이 붉거나 허연 것인데 맛은 떨어지지만 가격은 싸다.
양념간장이나 고추장을 찍어 그냥 먹는 멸치는 건조시킬 때 간을 치지 않아 싱겁게 말린 것으로 몸이 굽고 뿌연 중품(9백원)이 가장 흔하다.
잔멸치는 봄에 잡히는 것이 가장 맛이 있는데 이것은 노르스름한 것보다 희고 너무 잘지 않은 것이 상품(2천5백원)이다. 지나치게 잔것은 영양가도 적고 맛도 없는데 가격은 2천원, 잔것과 좀 큰것을 섞은 것은 1관에 l천6백원정도다. <정영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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