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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에 복면 권총 강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21일 밤 9시25분쯤 서울 종로2가8 금은방 보금 양행(주인 김태운·57)에 복면권총강도가 들어 종업원6명을 총으로 위협, 진열장안에 있던 금비녀 8개, 금목걸이6개, 마고자금단추11개 등 24만원 어치를 털어 달아났다.
종업원 윤재철씨(29)에 의하면 이날 밤 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향 군용모자를 깊이 눌러쓴 괴한1명이 정문유리문을 밀고 들어와 검은색 바바리·코트 밑으로 권총을 들이대고 푸른색 항공 백을 던지면서『담아, 담아』라고 소리쳤다.
이때 가계 안에는 모두6명의 종업원이 있었으나 꼼짝못했다.
윤씨가 진열장 유리문을 열고 금반지들을 1개씩 천천히 꺼내 백에 집어넣자 괴한은 갑자기 백을 집어들고 어깨로 문을 밀치고 뛰어나가 바로 옆 아카데미 극장으로 통하는 골목길로 달아났다.
종업원들이 괴한의 뒤를 쫓으면서『강도야』소리치자 지나가던 행인이 달아나는 괴한에게 발을 걸어 땅바닥에 쓰러뜨렸다.
괴한은 넘어지면서 권총1발을 쏘았으나 다친 사람은 없었다.
총소리에 놀란 종업원들이 주춤하는 사이에 괴한은 일어나 극장뒷골목으로 달아나 어둠 속에 행방을 감췄다.
종업원들에 의하면 범인은 1m67㎝정도의 키에 전라도사투리가 섞인 서울말을 썼으며 향군 모자와 향군복 상의, 해병대 군용 바지에 검은색 바바리·코트를 입고 있었으며 눈이 작고 옆으로 찢어 졌고 얼굴은 여윈 편이었다고 한다. 범행에 걸린 시간은 불과 3∼4분.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나왔을 때는 이미 범인이 달아난 뒤였다.
종로 2가 파출소에 수사본부(본부장 고인준 시경형사과장)를 차린 경찰은 범인이 넘어진 현장에서 마고자용 금단추 3개를 발견했고 극장 시멘트벽에 박힌 탄알을 빼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은 범인이 사람의 통행이 잦은 도심지에서 이틀 밤에 범행을 저질렀고 현금·시계 등 값진 물건이 많았으나 손대지 못한 점등으로 보아 서투른 초범 자로 보고 있다.

<권총 맡긴 20대 추적>
종로 2가 금은방권총강도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22일 밤 서울동대문구 창신동486 창녀촌에서 무허가하숙을 하고있는 김순희씨(여·48)로부터 군복을 입은 25∼26세 된 청년이 45구경권총1자루를 싼 자보기를 맡기고 갔다는 신고를 받고 창녀촌일대에 수사망을 펴고있다.
김씨에 의하면 22일하오6시쯤 군복 상 하의에 잠바를 입고 모자를 쓰지 않은 25∼26세쯤 된 청년이 나타나 자기 집에 세든 박모양(22)을 찾다가 박양이 시골에 내려가고 없다고 하자 권총1자루를 맡기면서『내일아침10시에 찾으러 올 테니 그 동안 박양이 오거든 맡겨 두라』 고 말하고 사라졌다는 것이다.
박양은 지난21일하오 고향에 내려간다고 집을 나간 후 23일 하오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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