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우리 농산물 구매 7700억 → 1조7000억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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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16일 오전 서울 양재동 aT 센터에서 열린 ‘농업과 CJ가 함께하는 즐거운 동행’ 협약식에 앞서 참석자들이 전시된 농산물 가공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강용 한국농식품법인연합회 회장,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 유장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뉴시스]

20여 년간 벼농사만 짓던 경남 거창의 농민 이상기(49)씨는 감자와 양파 농사로 올해 1억3900여만원의 짭짤한 부수입을 올렸다. 특히 올해 처음 시작한 감자는 시세가 지난해보다 뚝 떨어졌지만, CJ프레시웨이와 계약재배를 한 덕분에 시세보다 15% 높은 ㎏당 600~650원의 가격에 전량 팔 수 있었다. 이씨 같은 경남 거창 농민들은 과수와 벼농사만 하다 지난해 CJ프레시웨이 농산팀의 제안으로 벼농사 후 노는 땅에 감자 농사를 시작했다. 종자 공급부터 재배·수확까지 농사법 전반을 이 회사가 지원했다. 이런 사실에 만족한 농민들이 주변 농가에 권유하면서 참여 농가 수는 지난해 8개에서 올해 67개, 재배 면적도 지난해 3만2000평(10만5700여㎡)에서 올해 15만 평(49만5800여㎡)으로 크게 늘었다.

 CJ그룹이 이런 농촌 상생 프로그램을 전 계열사로 확대하고, 우리 농산물 구매 규모도 지난해 7700억원에서 2015년 1조7000억원으로 늘린다. CJ그룹과 농림축산식품부는 16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이런 내용의 ‘농업과 CJ가 함께하는 즐거운 동행’ 협약식을 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CJ제일제당과 CJ프레시웨이가 종자와 농법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계약재배 등을 통해 안정적 물량을 구매하며, CJ푸드빌·CJ오쇼핑은 판로 확대와 직거래에 나선다.

 CJ E&M은 해외에서 한식 세계화 홍보 등을 맡는다. CJ는 이와 함께 지역 식품기업과 농축산물 가공 제품화와 공동 브랜드화를 통해 나오는 수익금 일부를 ‘즐거운 동행 펀드’로 조성해 농촌에 지원할 계획이다.

 CJ관계자는 “식품 제조와 유통·외식·콘텐트까지 소비자 접점이 많은 그룹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농민과 CJ가 함께 성장할 길을 찾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CJ 측은 농산물 구매액이 연간 1조7000억원으로 확대되면 농업인 일자리가 5만3000명 창출되는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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