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이야기] 호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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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호두는 음력 정월 보름에 밤.땅콩과 함께 부럼으로 먹는 견과(堅果)다. 강도(羌桃).핵도(核桃).당추자(唐楸子)라고도 불리며 원산지는 페르시아 지방으로 추정된다.

단단한 껍질을 벗기면 속이 복잡하기 때문에 일이 갈피를 잡기 어려울 때 흔히 '호두 속 같다'는 표현을 쓴다. 우리가 먹는 것은 호두 속의 과실이다.

호두는 식물성 식품이지만 영양소의 비율만 놓고 보면 동물성 식품 같다. 단백질(27%).지방(64%) 함량, 열량이 엄청나다(1백g당 6백92㎉).반면 당질 함량(5%)은 낮다.

다만 동물성 식품과 다른 점은 호두의 지방은 대부분이 혈관에 좋은 불포화지방이라는 것이다.호두를 즐겨 먹으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져 동맥경화.고혈압 예방에 도움이 된다.

호두엔 또 비타민 B1과 칼슘 등 미네랄이 풍부하다. 피부가 고와지고 노화를 방지하며 강장 효과가 있는 식품이라는 말이다.

우리는 호두를 대개 생으로 먹는다. 또 호두낙.호두두부.맥주 안주, 과자.요리의 첨가 재료로 쓰기도 한다. 호두 기름은 고유의 향이 있어 고급 요리와 약의 원료.미안료(美顔料) 등 다양하게 쓰인다.

질 좋은 호두는 껍질이 연한 황색이며 깨물어 보면 속이 꽉 차 있고 껍질이 얇은 것이다. 표면에 울룩불룩한 곳이 많은 것일수록 대개 맛이 좋다.

껍질이 있는 채로 냉장고에 넣어두면 2~3개월 장기 보관할 수 있다. 하지만 껍질을 벗긴 것은 지방성분이 변질되기 쉽다.

한방에선 변비.기침.구리독의 해독 등에 쓰였다. 동의보감엔 "경맥(經脈)을 통하게 하며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수염과 머리를 검게 하고 살찌게 하며 몸을 튼튼하게 한다.

성질이 열(熱)하므로 많이 먹어선 안된다. 너무 많이 먹으면 눈썹이 빠지고 몸을 뜨겁게 해 흔히 풍의 증상을 유발한다"고 기술돼 있다(강남 경희 한방병원 이경섭 원장).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나 설사를 하거나 대변이 묽은 사람에겐 권하지 않는다.

박태균 식품의약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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