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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뒤의 장미손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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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장마철을 겪고 난 장미는 대개 병충해에 걸려있고 또한 제멋대로 자랐기 때문에 손질을 해줘야한다. 이 손질이 잘 되느냐에 따라서 크고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는가가 결정된다.
◇가지치기=장미는 다른 나무에 비해 가지치기가 개화(기화)에 미치는 영향이 민감하기 때문에 그 요령이 중요하다. 가지치기는 일률적인 것이 아니고 종류에 따라서 달라진다.
▲키가 낮은 「하이브리드·티」계통=이 장미는 그해에 자란 가지에서 꽃이 피기 때문에 묵은 가지를 잘라야 한다. 3년생 장미라면 원줄기를 세가지, 5년생은 4가지 정도 남겨놓고 약한 가지나 겹치는 가지를 잘라준다.
그러면 원줄기에서 꽃피는 가지가 많이 생겨 꽃을 많이 볼 수 있고 또한 꽃송이도 크고 색깔도 선명해진다. 이 키가 작은 종류는 밑 부분을 튼튼히 성장시켜 그 부분으로부터 건강한 가지를 뻗게 해야한다. 또 영양의 지나친 소모를 막기 위해서 꽃이 다 피고난 꽃봉우리는 즉시 잘라버린다. 그러면 다음 피는 꽃도 여전히 크고 아름답다.
▲줄장미 종류=줄장미는 꽃이 피는 가지가 지난해에 자란가지이며 꽃이 나오는 부분도 그 키가 자랄 만큼 자라야하는데 이때에 키가 크다고 해서 자꾸만 자르는 일은 없어야한다. 줄장미는 윗 줄기를 발달시켜야 많은 꽃이 핀다. 5년생 장미라면 원줄기를 3가지 정도 남기고 약한가지는 잘라 주어야한다. 이 장미는 용도면에서 볼 때 울타리나 「아치」등에 많이 이용되므로 언제든지 누른 잎이나 죽은 가지를 그때그때 잘라주어야 나무가 건강하다.
▲비료=장미는 다른 식물에 비하여 비료에 민감하기 때문에 수시로 거름을 주어야한다. 화학비료보다는 퇴비·낙엽 썩은 것, 닭똥같은 유기질비료는 꾸준한 지구력과 토양을 부드럽게하여 통풍과 지하수 모세작용이 좋게되므로 성장이나 개화에 알맞은 작용을 한다.
비료를 줄 때에는 잘 썩은 것이면 한자정도 떨어져서 두곳에 나누어 한자반정도 파서 한「바께쓰」쯤 주면 된다. 덜 썩은 것이면 좀 멀리 떨어지게 하여 뿌리에 직접 닿지 않게 준다.
비료를 너무 자주 주든가 그 양이 많아 장미가 열을 받게되면 장미잎이 빨갛게 타며 잎이 오골오골하게 되고 누른잎이 자주 생겨서 떨어지게 된다. 이때에는 즉시 파내서 다른 장소로 옮겨 심어 당분간 비료를 금하고 물도 자주 주지 않아야 한다.
▲병충해=금년 여름같이 무더위와 장마가 계속된 계절이면 여러 가지 병이 많이 생긴다. 이중에도 균병으로는 흰 밀가루병과 잎 중간 부분에 검은 반점이 생기는 병이 있는데 이때에 구제약으로 석회유황합제 2백 50배 액을 병이 없어질 때까지 계속 뿌려주어야 한다.
벌레로는 장미 끝순에 많이 달리는 진딧물과 흰불나방의 피해가 큰데 이때에 약물로는 「파라치온」 1천 2백배 액(물 1 바께쓰에 약 15㏄)이나 유산「니코틴」 8백배 액을 물에 타서 분무기나 가는 물뿌리개로 뿌려주면 된다. 그 외에도 장미꽃을 파먹는 풍덩이 종류가 있는데 이는 저녁에 날아 들어오는 것이므로 약물구충 보다는 그때그때 손으로 잡아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약을 뿌릴 때에는 오전보다는 맑은 날 하오 4시쯤이 제일 좋다.
오전에는 꽃이 한창 피고 벌레도 활동이 강하기 때문에 큰 피로에 지친 오후가 더욱 효과가 크다.
고응원(한국원예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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