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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링', 새로운 1위 등장!

중앙일보

입력

10월 18일부터 20일까지의 이번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일본의 베스트셀러 겸 히트영화를 리메이크한 초자연 스릴러물 '링(The Ring)'이 1,981개 개봉관으로부터 1,502만불의 수입을 벌어들이며 1위로 개봉하였다.

지난 주말까지 2주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던 한니발 렉터 시리즈 3탄 '레드 드래곤(Red Dragon)'은 876만불의 수입에 그쳐 두 계단 내려온 3위에 랭크되었고,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코메디물 '스윗 홈 알라바마(Sweet home Alabama)'가 956만불의 수입을 기록하며 지난 주말에 이어 2위 자리를 고수하였다.

이번 주말 '링'과 함께 전국개봉에 돌입한 영화는 모두 두 편이었는데, 두 편 모두 시원찮은 흥행성적을 기록하였다. '도슨의 청춘일기'의 케이티 홈즈가 주연한 스릴러물 '어밴든(Abandon)'은 2,341개 극장으로부터 506만불의 수입을 벌어들이는데 그쳐 7위에 랭크되었으며, 국내보다도 늦게 미국개봉에 나선 '51번째 주'는 1,857개 극장으로부터 불과 282만불의 참담한 수입을 기록하며 12위에 랭크되어 개봉 첫 주말 10위권 진출에도 실패하는 수모를 경험하였다.

역대 인디 영화들중 최고의 흥행기록을 갱신중인 '마이 빅 팻 그리크 웨딩(My Big Fat Greek Wedding)'은 개봉 27주 째인 이번 주말에도 715만불의 수입을 추가하며 4위에 랭크되어 식을 줄 모르는 흥행열기를 자랑하였다. 현재까지 총수입은 1억 6,929만불이다.

지난 주말 선보였던 로맨스물 '브라운 슈가(Brown Sugar)'가 522만불의 수입으로 5위를 차지하였고, 뤽 베송 감독이 제작과 각본을 맡은 액션물 '트랜스포터(The Transporter)'가 508만불의 수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주말 1위로 개봉한 '링(The Ring)'은 일본에서 영화화되어 빅히트한 바 있는(국내에서도 영화화된 바 있지만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스즈키 고지의 베스트 셀러 소설을 '멕시칸', '마우스 헌트'의 고어 버빈스키 감독이 미국으로 배경을 옮겨와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신문기자 레이첼 켈러는 조카의 장례식에서 정체불명의 비디오 테이프 이야기를 듣고는 기이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곧이어 조카와 같이 비디오 테이프를 보았던 세 명의 10대들 역시 사망했음을 알게 된 레이첼은 분명히 이들의 죽음뒤에는 초자연적인 무언가가 있다고 깨닫는다. 문제의 테이프를 생각보다 쉽게 찾은 레이첼은 직접 확인하기 위해 비디오를 보게 되고, 이제 7일 내에 미스테리를 풀지 않으면 조카와 같은 운명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녀는 오래전 남자친구인 노아의 도움을 받아 실마리를 찾아나서는데...

주인공 레이첼 역으로는, 작년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던 '멀홀랜드 드라이버'로 뒤늦게 주목을 받기 시작한 32세의 늦깎이 신인 나오미 와츠가 연기하였다.

이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혹평과 호평으로 나뉘어졌는데, 전자의 반응이 우세하였다. 이 영화에 냉담한 반응을 나타낸 평론가들로서, 뉴욕 타임즈의 엘비스 미첼은 "별로 성의없이 만든 그저그런 영화인 이 영화는 스릴을 전달하는 데 실패하였다...(할로윈을 앞둔) 호러 영화시즌에서 괜찮은 공포감을 약속했다가 지키지 않는 영화들 중 한편."이라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고, 뉴욕 포스트의 루 루메닉은 "스타일리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특별히 무섭지는 않은 영화."라고 단정지었으며, 월 스트리트 저널의 조 모겐스타인은 "비디오 테이프 대여일이 지났다고 비디오 가게로부터 받은 우편통지서 정도만 무서운 영화."라고 빈정거렸다.

반면 이 영화에 우호적인 반응을 나타낸 평론가들로서, LA 타임즈의 케네스 튜란이 "이 이상한 시나리오에 믿음을 부여하는 것은 전적으로 주연인 와츠 때문이다. 그녀의 연기는 우리로 하여금 줄거리를 사실처럼 믿게 만드는데 성공하고 있다."고 와츠의 연기에 박수를 보냈고, 시카고 트리뷴의 로버트 엘더는 "대낮까지 지속되지는 않더라도, 이 영화의 냉기는 당신의 뼈속을 파고든다."고 높은 점수를 주었으며, 워싱턴 포스트의 스티븐 헌터는 대담하게도 최근 미국전역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는 '얼굴없는 스나이퍼'와 관련시켜 평했는데 "이 영화를 보시라. 어디까지나 영화관 안에서 무서운 것은 괜찮지 않은가? 최근 수개월동안의 영화들중 가장 소름끼치고, 차가우며, 초조하게 만드는 이 영화가 지금같은 시기에 개봉한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 것은 이 이유때문이다."고 평했다.

이번 주말 7위로 개봉한 '어밴든(Abandon)'은 '트래픽'으로 오스카 각색상을 수상한 바 있는 스티븐 개건이 각본과 연출(이번이 데뷔작이다)을 담당한 스릴러물이다.

여대생 캐쓰린 버크('도슨의 청춘일기'의 케이티 홈즈)는 시험들과 졸업논문, 그리고 취업 인터뷰까지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그녀에게 더욱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 것은 바로 형사 웨이드 핸들러('미스 에이전트'의 벤자민 브랫)의 등장. 알콜중독으로부터 회복단계에 있는 그는 2년전에 실종된 그녀의 남자친구 엠브리 랭건(찰리 훈넘)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중이다. 핸들러가 다른 대학내 실종사건들이 엠브리와 연관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아내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데...

당초 영화는 주목받던 극작가인 스티브 개건의 연출데뷔작이라는 점 때문에 평단의 관심을 모았으나 결론적으로 평론가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내었다. 산 호세 머큐리 뉴스의 브루스 뉴먼은 "차세대 기대주의 별로 기대에 부응하지 않는 연출 데뷔작."이라고 결론내렸고, 뉴욕 포스트의 메건 터너는 "개건은 모든 진부함을 이 터무니없는 스토리에 집어넣었다."고 혹평을 가했으며, 워싱턴 포스트의 디슨 호우는 "제목('어밴든'은 '포기하다'는 뜻)을 이 영화에 대한 최고의 조언으로 받아들이시길. 이 영화의 99분은 마치 99년처럼 지루하게 느껴진다."고 빈정거렸다.

이번 주말 개봉작중 가장 낮은 흥행성적을 기록한 '51번째 주'는 이미 국내에서 개봉된 바 있는 갱스터 액션물이다. 샤뮤엘 잭슨이 마약 제조자로 출연하고, 그 파트너로 '풀 몬티'의 로버트 칼라일이 공연하고 있는 이 영화는 국내개봉시에도 흥행과 평론 양면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었는데, 이번 미국개봉에서도 마찬가지 결과를 나타내었다.

북미 평론가들은 이 영화에 대해 일제히 최악의 혹평을 퍼부었는데, 시카고 트리뷴의 마이클 윌밍턴은 "정말 놀라울 정도의 졸작."이라고 일축하였고, 뉴욕 타임즈의 A.O. 스캇은 "이 영화가 가진 가장 큰 문제점은 이 영화가 공격적이라는 점이 아니라, 지루하다는 점."이라고 고개를 저었으며, 뉴욕 포스트의 루 루메닉은 "의심할 나위 없이, 올해 최고로 멍청하고 모순투성이인 영화."라고 공격했다.

기타 이번 주말 10위권에 든 나머지 작품으로서, 성룡과 제니퍼 러브 휴잇 주연의 코믹 액션물 '턱시도(The Tuxedo)'가 412만불의 수입으로 8위에 랭크되었고, 성서에 바탕을 둔 가족용 컴퓨터 애니메이션 '조나: 베기테일 무비(Jonah: A VeggiTales Movie)'가 391만불의 수입으로 9위, 그리고 베스트셀러 동화를 원작으로 한 '턱 애버래스팅(Tuck Everlasting)'이 376만불의 수입으로 10위에 턱걸이하였다.

장재일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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