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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공해…「광화학 스모그」|27일부터 일본선 비상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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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 18일 일본 동경에서 광화학 스모그라는 신종 공해가 45명의 피해자를 낸 이래 연일 일본의 매스컴이 이 문제를 대대적으로 다뤄 왔다. 그리고 그 사건이래 계속 광화학 스모그가 허용 기준치 이상을 기록한 날이 5일간이나 된다 해서 27일부터는 측정치에 따라 주의보·경보를 내기 시작했다. 광화학 스모그는 세계에서 가장 자동차용 차량이 많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30년 전부터 발생하고 있는 공해. 그래서 「로스앤젤레스·스모그」라고 들려 왔다. 그것이 도리어 2백만 대의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과밀 도시 동경에도 나타나게 된 것. 광화학 스모그란 무엇인가?
지난 18일 동경도 「스기나미」(삼병) 구의 한 중·고교에서 때마침 수영, 배구 등을 하고 있던 여학생들 가운데 40여명이 「눈이 아프다』 『토사가 난다』『목이 아프다』는 증상을 호소했고 그 몇 명은 경련을 일으키면서 쓰러 졌다. 그 무렵 그곳서부터 약 7·5㎞ 떨어진 동경도 위생 시험소의「옥시탄트」측정기가 허용 기준치인 0·15PPM (IPPM은 1백만분의1) 을 훨씬 넘는 0·3 PPM을 기록하고 있었다는 것에 착안, 조사 끝에 그것이 일본서 처음으로 발생한 광학 스모그 <스모그=연기 (스모그)+안개 (포그) 의 합성어>에 의한 첫 피해자들임이 밝혀졌다. 그 뒤 수천명의 피해자가 기타 지역서도 밝혀지게 됐고 수백명이 병원서 치료를 받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계속 0·15PPM을 넘는 수치가 기록됨에 따라 27일부터는 주의보와 경보를 내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동경서는 신종 공해 때문에 법석인 것이다. 광화학 스모그란 자동차 배기 중의 일산과 질소와 탄화수소가 태양에서의 자외선에 의하여 광화학 반응을 일으킨 끝에 강력한 산화력을 갖는 「옥시탄트」 (산화제란 뜻)로 변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공해. 「옥시탄트」는 천수 종의 물질로 이뤄져 있지만 90%가 오존이다. 그리고 나머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PAN (파-옥시아세틸·나이트레이트)이다.
오존이 있는 해안 또는 숲 지대의 공기가 신선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극소량이 있을 때에 한 한다.
대기 중에 0·15PPM이 넘으면 목 등의 점막을 자극하고 5∼10PPM의 농도를 연속 마시면 죽는다. 그리고 PAN도 눈과 목을 자극하는 유독 물질.
겨울에 석탄의 매연에 의해 일어나는 영국 「런던·스모그」에 대해 이 광화학 스모그는 여름 태양이 쌜 때 로스앤젤레스에서 일어난다 해서 「로스앤젤레스·스모그」라 했다. 광화학 스모그는 특히 식물과 야채에 예리한 피해 (잎이 죽는다)를 주기 때문에 캘리포니아 주 남부에서는 작물이 큰 타격을 받고 있고 포도는 30%가 감수되고 있으며 국유림의 80%가 고목이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그래서 캘리포니아 주 정부 당국과 주립 대학 같은 데서는 광화학 스모그에 강한 품종을 만들고 있는 한편 광화학 스모그에 아주 예리하게 반응하는 지표 식물도 아울러 개발 중에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 일본 동경서 발생한 신종 공해는 「로스앤젤레스·스모그」처럼 순수한 광학 스모그가 아니라 여기에 광산 미스트 (미립자) 와 분진이 섞여서 생긴 더 한층 악질적인 복합 공해라고 보고 있다.
동경도에선 광화학 스모그가 「커튼」정도도 뚫지 못하기 때문에 경보가 나면 집안에 머물러 있게 하고 휴일엔 시내에 자동차가 많이 몰리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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