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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의 해학 기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1일 하오에 열린 「펜」대회 제3차 회의의 주제는『현대 사회에 있어서의 해학의 기능』.
여기서 발표된 3개의 발표 내용은 『유머와 비평』(이브·강동·불) 『현대 사회의 유머』(조지·사이또·일) 『현대 사회에 있어서의「유머」의 기능』(피천득) 등이다.
피천득 교수(서울대 사대)는 「유머」는 인간에 주어진 하나의 혜택이며 현대문학이 「유머」를 더욱 중요시한다면 인류가 좀 더 밝은 세상을 맞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유머」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유머」는 재치를 부리거나 잔인하지 않으며 거기에 악취미란 없다. 「유머」는 다정하고 온화하며 마음 너그럽게 달래주고 관대하고 동정적이다. 「유머」는 인간의 행동을 통찰한데서 온다.
훌륭한 「유머」는 작가가 인간의 행동을 이해성과 동정심을 가지고 바라볼 때 얻어지는 것이다. 「유머」는 슬픔과 좌절감에서 해방을 주고 불안하고 고통스러운 마음과 고독한 영혼을 달래준다. 「유머」는 개개인이 지고 있는 삶의 고달픈 짐을 덜어준다.』
그는「현대」를 긴장·불안·강박 관념·초조·폭력·잔인의 시대라 규정하고『항상 너그럽고 동정에 어린 「유머」에 대한 이해성을 조장함으로써 작가는 현대 사회에 아름다움과 밝은 지혜를 가져올 수 있다. 만일 모든 사람이-특히 사회의 지도자들이 이런 문학을 읽어 「유머」를 이해하는 마음을 터득한다면 불필요한 비극, 사회적인 모순, 국가간의 충돌 같은 것이 현저히 감소될 것이다.』
「프랑스」비평가 「이브·강동」씨는 그가 「프랑스·펜」의 위원장직을 맡고 있을 당시 『비평에 있어서의 해학』이란 토론이 있었음을 상기시키고 『가장 냉담한 비평가는 웃을 권리뿐 아니라 의무까지 지고 있으며 너무 심각한 태도를 취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에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리바롤」은 「프랑스」혁명 초기에 다음과 같이 침통하게 부르짖었다. <불란서는 웃음을 잃었고 쾌활함도 사라졌다.> 그의 말은 아무 것이나 웃음의 대상으로 삼으라는 것이 아니라 신중함과. 우둔함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오늘날 특히 문학 비평에서 흔히 우둔함이 신중함을 제압하고 있다는 사실은 실로 불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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