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에 썩는 보리농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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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부산·마산·밀양】대풍작이 예상됐던 올해 경남도의 보리농사는 수확기를 눈앞에 둔 지난 14일부터 계속되는 비로 보리가 밭에 세워진채 썩어가고 있으며 진딧물 병충해까지 겹쳐 각 곳에서 큰 피해를 내고 있다.
20일 경남도는 26개 시·군에 종자보리라도 거두라고 긴급 지시했다.
보리 3만t을 수확하려던 김해평야는 보리썩는 냄새로 온 들판이 물씬하다.
19일의 소나기속에서도 비옷을 입고 보리베기에 한창이었는데 식량은 커녕 거름으로도 쓸수 없게 됐다고 농민들은 한숨지었다.
김해군은 9천여정보의 논보리와 3천8백여정보의 밭에서 3만t을 생산하려 했으나 20%도 거두기 어렵게됐다고 했다. 19일 창원군 집계에 따르면 군내 1만2천8백여정보의 보리농사는 이날까지 25%정도밖에 거둬 들이지 못했는데 아직 베지못한 남은 보리는 거의 썩어 가고있다고 말했다.
한편 밀양군은 올해 3만5천t의 보리를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30%감수는 면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곳 농민들은 보리는 기왕에 못 먹게 됐지만 모심기를 늦출 수 없어 빗속에서도 보리베기에 바쁘다.
도는 적미병 발생을 막기위해 세라센 석회, 석유 유황제등을 보리밭에 뿌리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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