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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현대모비스 당황하셨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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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삼성과 LG가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고삐를 조이자 현대·기아차의 최대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두 회사가 아무리 좋은 전장부품을 개발해도 국내 최대 자동차기업인 현대·기아차에 납품할 기회를 따내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얼마든지 모비스와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현대·기아차는 삼성·LG와 협업 케이스가 거의 없었다. 기아차가 지난달 삼성전자·SK텔레콤과 손잡고 스마트 차량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는 정도에 그쳤다. 이전에도 현대모비스가 독자적으로 내비게이션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등 국내 정보기술(IT) 대기업과 거리를 둔 게 사실이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적극 나서지 못한 배경에는 현대·기아차가 받아주지 않아 시장을 확신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현대·기아차는 일본 인피니트에서 차량용 반도체를 전량 수급해오다 지난해 4월 독자 개발을 위해 현대오트론을 출범시켰다.

 현대·기아차는 일단 현대모비스를 차세대 전장부품업체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차 한 대에 들어가는 2만 가지 부품 가운데 전장부품은 35%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거대 시장이다. 이를 위해선 현대모비스가 연구개발(R&D)에 투자를 더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전처럼 연간 3000억∼4000억원의 연구비로는 연간 6조원을 투입하는 보쉬를 뛰어넘기 어렵다. 삼성과 LG가 거액의 연구비를 투자하며 따라붙으면 전장부품을 10년 정도 개발해온 현대모비스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최종찬 전자부품연구원 시스템반도체 연구본부장은 “2020년 정도면 자동차에도 IT가 접목된 차세대 네트워크 시스템이 적용될 전망”이라며 “이로 인해 차량 설계 자체가 바뀌면서 더 큰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또한 자동차 부품에 IT를 접목하려는 노력을 시작했다. IT융합의 파급효과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기존 기계 시스템에 첨단 IT를 효과적으로 융합해 차선 유지, 자동 주차, 충돌 회피, 차간거리 제어 기능 등을 갖춘 차세대 지능형 자동차의 핵심 기술을 체계적으로 확보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가 개발 중인 보행자 보호 에어백이 대표적인 예다. 차량에 충돌한 보행자는 전면 유리에 머리를 부딪쳐 사망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에서 착안해 만든 안전장치다. 원리는 간단하다. 자동차와 보행자 간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범퍼의 내부에 장착된 센서가 충격 감지신호를 전자제어장치(ECU)에 전달한다. ECU는 그 충격의 원인을 분석해 보행자가 충돌했다고 판단될 경우 차량 앞부분에 설치한 보행자 보호 에어백을 전개하는 것이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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