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부르며 외딸도 물 속에|군인이 포복접근 극적 구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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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포=박정원기자】지난 8일상오 9시15분쯤 김포군고촌면풍곡리신동 마을앞 한강변에서 일어난 일가족 4명 연쇄 익사사건의 권경선씨(42)의 맏딸 영숙양(10·금란국교3년)은 졸지에 부모형제를 잃고 외톨이가 됐다.
이날 영숙양은 현장으로 미친듯이 달려가는 엄마 이윤례씨(36) 뒤를 따라갔다가 『엄마, 엄마』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엄마뒤를 이어 물속에 잠겼었다. 이때 신고를 받고 달려온 인근 군인 초소의 김봉준소위(28)가 웃옷을 벗고 얼음위를 포복으로 접근, 허우적거리고 있는 영숙양만을 가까스로 건져내 극적으로 살아난 것이다.
이 죽음의 물목은 고양군신평리와 김포군신동 마을을 잇는 [석골]나루터의 옛자리로 지금은 개펄로 메워져있다.
권씨집과는 불과 40여m의 거리에 있다. 이날 강변쪽의 얼음두께는 약 5cm, 10cm쯤 들어간 강심쪽은 2cm쯤 되었으며 깊은 곳은 수심 4m까지 되는 곳이다. 이날 사고는 강변에서 썰매를 타던 장남 영희군(14·김포중1년)이 빠지자 함께 썰매를 타던 동생 영수군이 썰매 꼬챙이로 형을 잡아 올리려다 물 속에 빠졌고 뒤이어 아버지 권씨와 어머니 이씨, 영숙양 등이 형제를 구하려고 무턱대고 얼음판으로 뛰어들었다가 이같은 참변을 빚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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