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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일야당발족-국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군사통치에 종지부를 찍고, 진정한 민주주의의 구현을 위해 야당대통령 후보 단일화가 국민대다수의 절대적 요청이므로 우리는 정파의 이동과 득실을 초월하여 민중·신한 양당을 통합, 신민당을 창당해서 대통령후보에 윤보선씨, 당수에 유진오씨를 추대키로 했다』-.
67년 2월5일 밤 윤보선 유진오 백낙준 이범석시씨의 「4자회담」은 야당 통합을 이같이 선언했다.
선거를 앞둔 극적인 통합이기는 하지만 실로 어려운 일의 성취였다.
20년 정당사에서 야당이 하나로 묶여지기는 자유당 말기에서 민주당 정권 초기에서 걸친 민주당과 63년 선거에서 일시 자각된 민중당에 이어 세 번째. 이 세 번째의 통합 야당이 비록 집권의 꿈은 이루지 못했으나 70년대를 향한 헌법의 축으로 60년대 후반을 버티어 온 것이다.
네 차례의 4자회담을 통해 만들어진 신민당은 한일협정비준 파동 등 격동기에 따른 야당 재편과정에서 생겨난 민중·신한 양당을 통합, 단일야당으로 발족했다.
60년대 야당사의 「하일라이트」라 할 통합신당인 신민당의 발족으로 야당세력은 「난립의 시대」를 벗어나 일단 단일세력으로 등장했으며 오랜만에 양당제도의 실질적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를 이룬 것이라고 평가되었다.
신민당은 창당대회 직후 대통령후보에 윤보선씨, 당대표위원(당수)에 유진오씨를 뽑아 곧 5·3대통령선거를 향한 선거태세에 들어갔다.
민중·신한 양당통합이 비록 5·3대통령선거와 6·8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조성된 「야당단일후보」의 여망을 실현시킨 것이라 하지만 5·16혁명 이후 20개월간의 정당공백과 여당의 대야교란책은 야당단일화 운동에 많은 장애를 주었다. 우선 61년의 혁명 이후 63년1월1일 정치활동재개 때까지의 정치공백기는 야당의 생성과정전개를 얼마간 차단했기 때문에 야당운동의 큰 저해요소가 된 것이며 또 중견급야당인사들이 정치정화법에 묶여 활동을 봉쇄 당한 것은 야당단일화의 구심력을 약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63년1월3일 혁명주체중심의 여당에 대결하기 위한 윤보선 김병로 이인 전진한씨 등의 범야 단일정당운동은 핵분열을 일으켜 민정·민주·자민·「국민의 당」 등 4개 야당의 정립으로 끝났었다.
그러나 63년의 10·15 대통령선거와 11·26 국회의원선거에서의 참패에 대한 반성으로 촉진된 야망단일화 운동은 64년9월17일 민주당의 「국민의 당」 흡수, 11월26일 민정당의 자민당흡수 통합으로까지 발전했다. 65년6월14일에는 민정·민주 양당이 통합, 민중당이 단일야당으로 발족되기에까지 이르렀다.
민중당 발족은 65년의 한일회담에 반대하기 위한 투쟁과 한일협정 국회비준저지라는 현실적 요청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처음부터 민정·민주 양당세력의 갈등으로 진통을 겪었다.
민중당은 지도체제 속에 안고있던 양파의 갈등에 한일협정비준파동을 겪는 동안 의원직사퇴를 주장한 강경파와 원내에 복귀한 온건파의 대립이 겹쳐 결국 65년11월에 강경파는 윤보선씨 중심으로 신한당을 창당, 분열했다.
그러나 67년 총선을 앞두고 야당후보 단일과 여당에 따라 민중·신한 양당은 「대통령후보 단일화 추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당시 윤보선 신한당후보, 유진오 민중당후보, 백낙준 이범석씨 등의 4자회담은 1월27일 첫 모임에서 『양당을 통합한다』는데 합의하기에 이르렀었다.
이 같은 우여곡절 끝에 야당은 신민당으로 단일화하긴 했으나 71년 선거를 향한 70년대 문턱에서 또다시 「선거진통」을 겪고있다.
신민당은 67년의 통합창당대회 이후 68년5월과 금년 5월 두 차례의 전당대회에서 단일지도체제를 확립, 유진오씨를 계속 총재로 추대했다.
그러나 신민당은 유 총재의 와병과 10·17 국민투표결과에 관련한 당체질재선작업, 그리고 이에 따른 대통령후보지명 등 치러야할 과제를 안고있으며 더우기 정정법 「그룹」을 포함한 재야세력을 규합해서 명실상부한 단일대야당으로 새출발해야할 시점에 섰다.
김영삼 의원이 이미 대통령후보출마를 선언했고 김대중 의원, 그리고 이철승씨가 곧 입당해서 후보경선에 나설 채비여서 누가 지명되든간에 이 유일야당은 『젊은 기수』를 내세워야할 상황에 들어있다. <박석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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