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적 과학자 박테리아 밀수 혐의 체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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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수사국(FBI)은 전 코넬 대학 연구원이 밀매를 한 혐의로 재판 전 청문 절차가 취소된 직후 구금됐다고 밝혔다.

중국 국적의 이 연구원은 지난 일요일(이하 현지시간) 공항 물품 검사에서 본인과 부인, 4살짜리 딸의 짐에서 대학에서 훔친 상업적 가치가 높은 박테리아 병 1백개 이상이 발견돼 체포됐다.

FBI의 필 루니 요원은 CNN과의 전화통화에서 38살의 인친창이 체포 후 10일 이내에 열린 공판 전 청문 단계에서 그의 권리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루니 요원에 따르면 그는 기소나 법정에서의 항소가 제기될 때까지 실제적으로 수감생활을 계속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친창의 변호인 데이비드 스쿨라는 인친창의 권리 포기가 보다 설득적인 보석을 청구하기 위해 시간을 벌려는 차원에서 취해진 조처라고 밝혔다.

CNN이 입수한 원고의 소장에 따르면 공항 경비대는 인친창, 부인 정취홍, 그리고 딸의 짐에서 세균 배양용 페트리 접시와 유리병을 발견했다.

원고의 소장에는 딸이 메고 있던 배낭 속의 병을 포함해 일부 병들은 깨져서 내용물이 새고 있었다고 적혀 있다.

체포되기 전 인친창과 그의 가족들은 디트로이트를 경유해 상하이에 도착하는 노스웨스트 항공의 탑승 절차를 받고 있었다.

수백만 달러의 가치

이 사건의 관계자는 인의 범행 목적이 테러가 아닌 돈이라고 추정했다.

코넬대의 린다 그리스-코바스 대변인은 CNN에 "훔쳐간 물건이 이를 만든 기업에게는 수백만달어의 가치가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번에 문제가 된 박테리아가 위험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코넬 대학의 연구진들은 '피타제(Phytase)'라고 불리는 새로운 효소를 개발하기 위해 이 박테리아를 사용해 왔다. 피타제는 가축 동물의 영양 섭취를 촉진시키고 가축의 배설물에서 인이 포함된 유해 물질을 줄이는 기능을 한다.

소장에 포함되 있는 FBI의 증언서에 따르면 인친창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가 코넬대 컴퓨터에서 지난 7월 5일쯤 발견된 후 인친창은 업무에 복귀하지 말라는 말을 전해 들었고 그의 행동이 법을 위반하는 것이 될 수 있다는 경고 편지도 받았다.

린다 그레이스-코바스 대변인은 컴퓨터에서 발견된 편지에 인친창이 중국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고 박테리아에 접근할 수 있는 자신의 이점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 증거 A로 불리는 이 편지는 인친창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며 정확한 날짜와 받는 사람의 주소가 표기 되어 있지 않다. 이 편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다. "나는 상업적 생산이 가능한 몇몇 박테라아와 균의 균주(菌株)를 가지고 있다." "나는 이 물질들이 우리 나라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부인

FBI의 특수 요원 마가리타 알바레즈-피츠제럴드가 작성한 증언서에 따르면, 인친창은 체포되었을 당시 박테리아를 중국의 어떤 사람에게 넘기려고 한 계획 자체를 부인했다. 하지만 이 증언서는 "그가 박테리아를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했다"고 적고 있다.

오논다가카운티 로이드 노빅 보건 위원은 세균 배양용 페트리 접시와 유리병에서 발견된 물질은 주 보건 당국이 검사했으며 이후 FBI에 증거로 넘겨졌다고 밝혔다.

경찰서 유치소 부담당자인 린다 스미스는 인친창의 부인인 정취홍이 아이를 위험 상태에 방치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었다가 수요일 석방됐다고 CNN에 말했다.

정취홍은 목요일 법원에 출두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기소장에 포함된 노스웨스트 항공의 한 고객 상담 직원의 진술에 따르면 인친창과 부인 정취홍은 모두 기간이 만료된 비자와 여권을 가지고 있었다.

상업적 가치

그레이스-코바스는 CNN에 "파티제는 가금류, 돼지, 그리고 소와 같은 가축이 사료를 섭취할 때 무기질의 소화율을 높이기 때문에 가축의 영양 섭취를 개선시킨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파티제가 가축의 배설물에서 인이 포함된 유해 물질을 줄이는 기능을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농가는 가축의 배설물에서 유해 물질을 줄이도록 강제하는 내용의 규제가 날로 강도를 더하고 있다.

그는 이번에 문제가 된 박테리아가 미국과 전 세계 농가에 매우 중요한 상업적 가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코넬대는 중국은 물론 미국과 여러 나라에서 특허 출원을 신청하고 있다.

코넬대 문서에 따르면 문제가 된 박테리아를 연구한 코넬대의 연구소는 미 농림성의 기금 지원을 부분적으로 받고 있으며 국립 보건 재단과도 협력속에 연구를 진행해 왔다. 결과적으로 인친창이 훔친 것으로 추정되는 박테리아와 기타 물질들은 연방 재산으로 여겨질 수 있는 것들이다.

법원에 제출된 소장에 따르면 인친창과 함께 코넬대의 동물 과학 연구소에서 근무한 대학원생 제임스 맥쿨롱이 인친창의 가족 짐에서 발견된 세균 배양용 페트리 접시와 유리병의 내용물을 감정했다. 맥쿨롱은 감정 결과 두 종류의 박테리아와 파티제의 유전 인자를 담은 누룩 배양균을 발견했다.

이 소장은 또 인친창이 코넬대의 농업 생명 과학부의 동물 과학 연구소에서 박사 후 과정 연구원으로 일해 왔다고 밝히고 있다. 인친창의 1년 계약 만료 기간은 코넬대 연구소 컴퓨터에서 그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가 발견된 날로부터 9일 후인 7월 14일이었다.

편지가 발견된 후 코넬대의 파티제 연구를 책임지고 있는 레이 싱젠 박사는 인친창에게 연구실 출입을 금지 시켰으며 반출 허가 없이 실험실에서 어떠한 실험 세균들도 빼내가서는 안된다는 경고 편지를 보냈다. 레이 싱젠 박사의 경고 편지에는 실험실에서 이뤄진 작업에 대한 어떤 자료 유출도 금지되며 실험실에서 발견한 내용을 상업적으로 이용해서도 안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레이 박사는 편지에 "우리 연구의 아이디어, 미 발표된 발견 성과와 그 방법들은 모두 코넬 대학의 지적 재산으로 간주된다"며 "이에 대한 어떠한 침해 행위도 법적 제제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못 박고 있다.

유치소 부소장인 린다 스미스는 인친창이 뉴욕주 시러큐스에 소재한 저스티스 센터에 구금 중이라고 밝혔다.

SYRACUSE, New York (CNN) / 박치현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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