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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선 재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이충무공이 임진왜란 때에 외구를 물리치는데 썼던 거북선의 참 기형이 처음으로 만들어진다. 학계 전문가를 총망라하여 구성된 『거북선고증 및 제작위원회』는 오는 4월10일까지 제작을 끝내어, 새로 짓는 아산 현충사의 이충무공 유물전시관에 진열키 위해 일을 서두르고 있다.

<조선노장을 동원>
이번 학계의 의견을 종합해 만드는 이 모형은 이제까지 알려져 있는 거북선의 모순점을 지적, 사학적 고증과 조선학적인 검토를 거쳐 실재 배를 만드는 노장들의 손으로 만들게함으로써 거의 완벽한 모습으로 굳히고 있다. 모형은 실물을6분의1로 축소하여 전장5·7미터. 그래서 국내에 있는 각양각색 모양가운데 최대의 것이 될뿐아니라 가장 본보기가 된다. 따라서 교과서 등 모든 기록의 거북선 그림은 이것으로 고쳐넣게 된다.
아산 현충사를 성역화함에 따라 단장사업의 일환으로 발촉한 거북선위원회 는 지난1월이래 20여차례나 회의를 거듭한 끝에 지난주부터 서울대미대에서 제작에 들어갔다.

<제작비 3백만원>
제작비는 정부지원으로 약3백만원예상. 이에 관여한 고즈잋 설계위원은 김재근(서울대 조선공학박사) 최영희(국사편찬위 편사실장) 조인복(국방 사학회) 김용국(동) 남원식(동) 조성도(해사교수) 강만길씨(고대교수)등이며 실제 제작은 김세중교수(서울대 미대)지휘 아래 어선을 지울줄아는 연로한 기술자인 지현태(73·서울밤섬) 민용성 장인(59·서울 노량진)과 인천의 조선소로부터 수명의기사가 참여하고 있다.

<충신공전사 참고>
이 거북선 모형은 이충무공전서에 기록되어있는 기본 「데이타」를 중심으로 하여 겉모양은 좌수영귀선도를 따고 칫수는 통제영귀선의것을 땄다고 위원회는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충무공전서의 구선도는 배가 거의 둥근 모양이고, 또 부분적으로 모순점이 많다. 그래서 이를 40∼45도 각도의 투영도법으로 분석한결과 종전보다 훨씬 긴배가 되었으며 배의 폭이 길이의 4분의1에 해당한다는 일반적인 배의 구조와 합치하는 수치를 얻게되었다고 한다. 모형의 칫수는 뱃머리에서 꼬리까지가 5,7미터, 상갑판폭이 1.4미터, 높이 1.04미터에 약5미터의 닻을 달게된다.
위원회가 이번 거북선 모습을 개선한점은 첫째 교판에 많은 조각의 판을 붙여 귀문으로 한다는 결정이다. 우리나라 기록에는 철갑을 했다는 기록이 없으나 일본 문헌에 철갑을 했다고 돼있고 또 조선공학상 아무런 난점이 없기 때문에 철갑위에 도추(쇠못)를 꽂기로 한 것이다.

<돛은 누일수있게>
둘째, 전수의 거북선그림에는 돛이없으나 다른 전선과 비교하고 또 기록에 의하여 돛2개를 달되 누일수 있도록 장치한다. 따라서 개판 위에는 도추를 꽂지않은 십자형의 통로를 틔어놓는다.
셋째, 노의 위치가 전선에는 선장밑에 바싹 붙게 되어있으나 그것은 기능상 맞지않는다. 7판의 선판중 6판 위쪽에 노를 둔다. 노는 한국식노로 서서 젓도록 한다.
넷째, 선판은 필요에 따라 들어올려 벗겨낼 수 있게하며 개판의 문은 세짝문이 아니라 두짝의 덧문으로한다.

<내부는 2층으로>
다섯째, 내부구조에 있어 3층으로 하지않고 2층으로 한다는 점등 새로이 결론을 내렸다.
이같은 위원회의 합의는 다만 거북선의 외형을 굳힌 것일뿐이요, 내부구조에 대해서는 아무런 결론도 못 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거북선은 본래 자체무게가 1백톤, 탑승원1백여명에 6노트정도의 함재포를 가진 장갑전선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이충무공전서의 거북손은 임난2백년후의 기록이기 때문에 이번 모형이 이충무공당시의 거북선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위원회는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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