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화보 AP동화=본사특약|불타는「파키스탄」|반독재 항쟁 4개월…공포의 현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파키스탄」의 정치적혼든이 좀처럼 가시지않고있다.「아유브·칸」대통령의 「부출마선언」(2월 21일)에도 불구하고 「파키스탄」은 전국적으로 노동자들의 파업과 학생의 「데모」가 난동화하여 국가의 운명이 크게 흔들리고있다.
「기본적민주주의」 (Basic Democracy)라는 이나라특유의 정치방식을 채택, 10년간을 1인체제하에 영도해온「아유브·칸」은 그런대로 「파키스탄」을 『신흥국가의 모범』이라고까지 불리게 했었다. 국민총생산은58년에 비해 55%의 성장을 이룩, 공업국으로서의 기초를 세웠고 식량의 자급자족도곧 달성되는듯 보였다. 「3차5개년계획」을 통한「아유브·칸」의 경제정책은 1인당 국민소득(67년 현재)을 3백81 「루피」(약80달러)로 향상시켜 일반의 소비생활을 얼마간 안정시키기도했다.
그러나 향상된 국민의정치의식은 「아유브·칸」의 독재적정치방식을 환영하지않았다. 뿐만아니라 그의「하야」를 강력히요구, 반기마저들고 있는것이다.
약간의 경제적안정보다는 「정치적자유」가 더소중했던것.
그래서 「아유브·칸」의 「카리스마」적정치체제에 반발하고 있는 야당지도자와 학생들은①선거제도의개정②의회민주주의의 회복③동「파키스탄」의 완전자치④오직의 근절을투쟁목표로 삼고, 그와맞서고있다.
그러나 문젯점은 보다깊은곳에 있는것같다. 동·서양 「파키스탄」으로 나뉘어있는 이나라의 특이한 국가구조- 그리고 인도와의 국경분쟁등.
동「파키스탄」은 그면적이 서 「파키스탄」의 6분의1이며 토지는 빈곤한데 인구는 8백만이나 많고 국민소득은 반대로 약20%나 낮다.
중요정부기관은 서 「파키스탄」에 집중해있고 정부의 고위관리와 주지사들은 대개가 서「파키스탄」출신들이다. 무역수입의 반이상을 차지하는 「파키스탄」산 「황마」의 이득은 거의모두가 서 「파키스탄」의 개발사업에 재투자된다.
동 「파키스탄」의 공용어는 「벵골」어인데 서의 그것은 「울도」어. 동「파키스탄」의 회교는 「힌두」교및 불교의 혼합으로된 개방적인것인데, 서의 그것은 정통파적인것.
따라서 이같은 근본문제의 조화와 해결없이는 「파키스탄」의 정치적혼돈이 「아유브·칸」의 하야 만으로 수습되리라고 생각되진않는다.
그위에 각파를 망라한이른바 8개야당의 상호간 불신과 반목은 사태수습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암」적존재로 인식되고있다.
현재 「파키스탄」은 그누구의 묘책도 없는 가운데 4개월동안 이나라를 휩쓸어온 폭력사태를 비상수단인 계엄령에 호소해야할처지에 놓인것이다.

<이상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