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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거리 신체적 조건 타고나 … 한국 육상 미래 "미래가 이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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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소년체전 2관왕에 오른 천안오성중학교 최미래양이 운동장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냥 달리는 게 좋았어요. 앞만 보고 달리다 보면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행복하기만 합니다.” 천안오성중학교(교장 안상기) 최미래(3학년)양이 제42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육상 부문에서 200m와 4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육상의 차세대 주자로 이름을 알렸다. 특히 미래양은 1600m 릴레이에서도 은메달을 목을 걸며 이번 전국소년체전에서 3개의 메달을 획득, 육상 부문 최우수선수에 선정되며 충남 육상계의 재목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글=최진섭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김성진 감독 교사와 최미래양.

미래양과 육상의 인연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우연히 시작됐다. 천안 삼은초등학교 5학년 시절 학교 운동회에서 달리기 경기에 참가했던 미래양은 자신이 친구들보다 빠르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즐겁기만 했다. 하지만 미래양은 그저 또래 친구들보다 조금 빠른 정도가 아니라 선수로 육성해도 될 만큼 타고난 신체적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이를 간파한 학교에서는 미래양 단 한 명을 육성하기 위해 육상부를 만들었고 미래양은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 각종 대회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다. 또 미래양의 타고난 민첩성과 강한 근력을 눈 여겨 본 오성중학교 김성진 감독 교사는 미래양을 오성중으로 스카우트했고 중학교 입학 후 본격적인 담금질을 시작했다. 이미 육상 선수의 자질을 갖추고 있던 미래양은 천안시 중학교 육상선수권 대회를 시작으로 각종 대회에 참가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지난해 고양시에서 열린 제41회 전국소년체전에서는 육상 400m 경기에 출전해 입상의 영예를 안으며 주목 받기 시작했다.

 미래양의 타고난 재능을 일찍 파악했던 김성진 교사는 지금도 당시의 기억이 생생하다고 전한다. “미래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비교적 신장이 작은 편이지만 육상 단거리 선수로써의 신체적 조건은 그야말로 타고났다고 봐야 합니다. 작은 신장이지만 하지장이 길고 골반이 부드러워 드라이브가 좋고 순발력, 유연성, 심폐지구력 등 종합적인 체력요소를 골고루 갖추고 있어요. 경기운영에 있어서도 자기관리가 철저한 선수입니다. 그래서 전국 각지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선수들과 맞붙어도 자신의 페이스를 놓치지 않아요. 아직 더 성장해야겠지만 정말 대단한 선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미래양은 육상 선수로써의 타고난 신체적 조건에 성실함까지 더해져 매 순간순간마다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래양 역시 특별한 슬럼프 없이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며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하루에 4시간 정도 운동을 하는 것 같아요.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한 시간 정도 몸을 푼 다음 천안종합운동장으로 자리를 옮겨 2시간 정도 훈련을 받아요. 또 훈련이 끝나고 집에 와서는 1시간 정도 근력운동을 하면 하루 운동량은 끝이에요. 몸이 아픈 날은 훈련이 힘들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훈련은 늘 재미 있어요. 특별히 지루하거나 따분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으니까요. 열심히 달린 뒤에 땀을 흘리고 나면 오히려 기분이 상쾌해요(웃음).”

 미래양은 이번 전국소년체전을 위해 대천해수욕장에서 실시한 동계 강화훈련과 속리산 전지훈련에서도 지구력 훈련과 근력강화 훈련을 진행하는 동안 늘 밝은 모습으로 훈련에 임했다고 한다.

 김성진 감독교사는 “동계 강화훈련과 전지훈련에서 쏟은 땀방울이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밑거름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미래의 부모님과 교장을 비롯한 모든 교직원들의 응원이 미래가 선전할 수 있는 큰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청소년 시절 육상 선수로 활약했다는 안상기 교장은 이번 전국소년체전을 물론, 지난 4월 열린 경북 예천에서 열린 대회에도 미래양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 등 우수 선수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가녀린 체구에서 폭발적인 에너지를 쏟아내는 미래양의 경기를 관람하고 나면 감동까지 밀려온다고 말하는 안 교장은 미래가 한국 육상을 짊어질 차세대 주자로 손색이 없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안 교장은 “모든 스포츠의 꽃이라 불리는 육상에서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는 것은 천안을 넘어 충남의 자랑이 아닐 수가 없다”며 “인간 호흡의 한계를 넘나드는 극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인내심과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미래가 자랑스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안 교장은 이어 “미래의 실력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할 수 있는 것은 타고난 신체조건이 밑바탕이 됐겠지만 이에 더해 예의 바르고 겸손한 인성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우사인 볼트처럼 세계 최고의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는 미래는 “처음부터 무리한 꿈에 도전하기 보다는 작은 꿈부터 하나 하나씩 이뤄가고 싶다. 전국소년체전에서 최고가 됐으니 이제는 전국체전에서 최고가 될 것이고 이후에는 한국 신기록을 세워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싶다”며 “국가 대표로 선발돼 세계 대회에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반드시 시상대에 태극기를 휘날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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