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워싱턴 포스트 고위정책 원탁회의] 원탁회의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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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소재 워싱턴 포스트 본사 9층 국제회의장에서 '한.미 동맹, 새로운 미래를 모색한다'는 주제로 열린 고위정책 원탁회의는 토론 참석자의 중량감이나 회의 형식 등 여러 면에서 파격적이었다.

회의는 중앙일보와 워싱턴 포스트가 공동주최했다. 미국의 대표적 언론사가 외국 언론사와 공동으로 이 같은 행사를 연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부시 행정부 내에서는 북핵 문제와 한.미관계를 직접 책임지고 있는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과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참석했다.

한반도 관련 외교정책을 다루는 리처드 루거 상원 외교위원장과 상원 정보위원회 간사이자 동아태소위 위원인 존 록펠러 의원이 공화.민주 양당을 대표해 참석, 행정부의 목소리에 균형감을 불어 넣었다. 이 밖에 한반도 문제 전문가 등 1백여명이 회의장을 메웠다.

미국 의회 일정과 공공행사를 전문적으로 중계하는 공영방송 C-SPAN이 회의 전 과정을 생중계했으며, 미국의 CNN.NBC-TV와 일본의 NHK.후지 TV.TV 도쿄.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아사히(朝日)신문.요미우리(讀賣)신문.산케이(産經)신문.지지(時事)통신.교도(共同)통신 등이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워싱턴 포스트 측은 연단 앞줄에 한.미 양국의 전.현직 고위관리와 의원들 10명, 높이를 달리한 뒷줄에는 양측 언론인 5명이 앉도록 배치해 행정부와 입법부 인사들을 '감시'하는 언론의 역할을 상징하게끔 배려했다.

회의는 리처드 스미스 뉴스위크 회장의 사회로 두시간 반에 걸쳐 진행됐다. 중앙일보와 워싱턴 포스트 회장의 인사말에 이어 준비된 원고 없이 사회자의 질문에 지명된 참석자가 즉답하는 형식으로 긴박감있게 진행됐다.

회의 후 도널드 그레이엄 워싱턴 포스트 회장이 주최한 만찬장에서도 진지한 대화가 이어졌다.

돈 오버도퍼 교수는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의 일화를 들어 "올브라이트 장관이 미국이 생각하는 북한의 문제점을 14개로 정리해 제시했더니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즉석에서 '이것은 되고 저것은 안된다'고 결정을 내렸다"며 북한의 1인 집중체제와 정책결정의 즉흥성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웬디 셔먼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 조정관은 "북한 지도부는 '격(格)'을 특히 중시하므로 윌리엄 페리 같은 중량급 인물을 다시 방북특사로 보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고, 한 참석자가 "그렇다면 시니어 부시(조지 W 부시 현 대통령의 부친)를 보내는 건 어떠냐"고 농담을 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워싱턴=길정우 국제팀장 겸 논설위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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