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런던」탈옥→「모스크바」에 이중간첩「블레이크」|영 첩보대도 속은 거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전향은 한국전서>
마치 007을 방불케하는 수법으로 영국첩보기관을 울리고 체면을 땅에 떨어뜨린 영국의 2중간첩「조지.블레이크」가 66년10월「런던」의 형무소를 탈옥하여 행방을 감추더니 최근「모스크바」에 있다는 사실이 소련당국에 의해 확인되었고 그의 탈옥을 도운자는「신.버그」라는「아일랜드」인으로 밝혀졌는데 그는「모스크바」에 건재하고 있는 수수께기의 사나이다.「조지.블레이크」는 상당한 거물급「스파이」였다. 48년부터 영국정부의 첩보원이된 그는 한국전쟁때 서울의 영대사관에서 근무하던중 북괴군에 체포되어 1년반의 수용소생활에서 철저한 사상교육을 받아 공산주의에 심취, 공산측의 「스파이」로 일할 것을 서약하여 석방된 것.

<베이루트서 피체>
이 사정도 모르는 영정부는 유능한 첩보원이랍시고 처음 그를「베를린」으로 파견했으나 9년동안 동구.중근동 등에서 소련의 충실한「스파이」로서 조국을 배반했다. 그러나「블레이크」는 61년 마침내「베이루트」에서 체포되어 영국에서 간첩으로서는 최고형인 42년형을 받았다. 더구나 이상한것은「블레이크」의 탈옥과 동시에「런던」에서 행방을 감춘「신.버그」라는「아일랜드」인이 있음이 밝혀졌다.「버그」는「블레이크」의 형무소동료로서 가출옥한 자였다.

<배후에는「버그」>
가태수색의 결과「버그」는 외국기관과 연락을 취하면서「블레이크」의 탈옥계획을 추진해온 것으로 추측되었다. 문제의 사나이「버그」가 지난달 돌연「모스크바」의 영대사관에 나타나『「블레이크」를 탈옥시킨 것은 바로 나인데 진상을 모두 얘기할테니「런던」으로 무사히 귀국시켜달라』고 애원했다. 영국정부는『소련측에「버그」의 출국허가를 제출하는한편 모든 귀국 수속을 취해 주겠다고 전하라』고 대사관에 훈령했다.
그러나 다시 오겠다던「버그」는 자취를 보이지 않았다.「버그」의 이와 같은 사건에 대해 귀국의사는 본인의 진심일 가능성이 있지만,「블레이크」사건 진상의 폭로를 꺼린 모기관이「버그」에게 무슨 조처를 취한 것이 아닌가하는 관측이 떠돌고있다.<석>

ADVERTISEMENT
ADVERTISEMENT